경기도, 글로벌 의료서비스 산업 박차

○ 외국인환자 매년 30% 이상 증가…2020년 25만 명 유치 목표
○ 국제공항 접근성, 풍부한 관광자원 등 의료관광 성장 조건 갖춰
○ 다문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전문의료코디네이터 인력풀 운영
○ 김문수 지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의료 산업 성장시킬 것”

[수원=트루스토리] 이상진 기자 =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환자가 해마다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리적으로 가까운 극동러시아 지역 환자는 최근 3년간 234.6%, 카자흐스탄 환자는 145%나 급증했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지난 2009년부터 경기도와 의료교류 협약을 맺은 지역이라는 점이다.

경기도는 도가 갖춘 접근성, MICE 인프라, 풍부한 관광자원 등 의료관광 성장 조건을 두루 활용해 ‘의료 서비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2009년부터 글로벌 헬스케어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동남아시아, 중국, 미국, 남미에 이르기까지 의료수요가 풍부한 세계 각국과 의료 서비스 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들 나라에서 ‘나눔의료’를 실천하며 경기도 의료의 신뢰를 쌓고 있다.

의료서비스산업 키워 좋은 일자리 5만 개 만든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사는 최대 지방자치단체이자, 민선5기 7년 동안 대한민국 신규 일자리의 48%인 87만9,000개를 만든 곳이다. 그만큼 일자리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일자리 창출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의료서비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의사, 간호사를 비롯해 관련 전문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동 집약적 분야로 시장 확대에 따라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7~2011년 신규 일자리 81만개 가운데 17%가 보건의료분야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노동청은 오는 2020년까지 신규 창출되는 일자리의 28%가 이 분야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의료산업분야가 저출산 고령화 가속, 첨단 과학기술 발전, 세계화 융합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20만 명 정도인 의료관광객 환자는 오는 2020년 100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로 인한 의료관광수입도 8500억 원 규모에서 6조1500억 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의료와 관광 부문을 합쳐 새로 생겨날 일자리만 21만5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경기도내 의료기관을 찾은 외국인환자는 전국 15만9464명의 12.1%인 1만9347명이다. 2011년에 비해 30.4% 증가한 수치로, 도를 찾는 외국인환자 증가율은 연 평균 38%를 상회한다.

이 같은 추세면 오는 2020년이면 25만 명의 외국인환자가 경기도를 찾는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는 셈이다. 의료산업의 전문성에 따른 직업 세분화를 감안하면 더욱 많은 양질의 일자리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해외환자의 접근성, 다양한 관광자원을 두루 갖춘 경기도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화살로 의료 관광 육성을 택한 까닭이다.

의술, 인프라, 관광자원…의료관광의 모든 것 갖췄다

경기도를 찾는 해외환자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양성자치료기, 다빈치로봇 등 선진 의료장비와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좋은 의료기관이 많고, 국내 100대 제약기업 중 76개가 경기도에 위치하는 등 의료산업이 고르게 발달한 데다 국제공항과 가까워 해외환자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생명을 담보로 해외 의료를 선택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아주대학교의료원, 청심국제병원 등 중증환자 치료와 건강검진에 강한 병원이 많다는 것도 큰 경쟁력이다. 특히 청심국제병원은 종합건강검진 패키지, 산부인과 분만 패키지, 정신과 재활 패키지 등 외국인맞춤형 진료과목과 외국인 전문 의료인력, 외국인 진료증명서류 발급, 외국인 환자 맞춤 식단 제공 등을 통해 지난 2011년 국내 의료기관 중에 가장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1~2 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역사, 문화, 자연, 생태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관광과 의료의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지난해 경기도를 찾은 관광객은 내외국인을 합쳐 모두 7124만 명에 달한다. 10년 전에 비해 70%나 급증하며 관광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412만 명. 한류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DMZ, 임진각, 통일전망대 등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을 볼 수 있는 경기 북부를 찾은 관광객만 160만 명을 넘는다.

주목할 것은 경기 북부는 경기도가 ‘굴뚝 없는 성장 동력’인 MICE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는 킨텍스와 문화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한류월드가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저가 중심의 양적 성장에 치중해온 한국 관광산업에 의료와 문화를 접목해 ‘문화 한류’와 ‘의료 한류’가 접점을 이루는 고부가가치 융복합적 의료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구성인 셈이다. 게다가 지난 60년 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역차별을 감내해 온 북부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한류월드 내 건립 중이거나 새로 건립될 호텔을 의료호텔로 조성하는 방안을 도내 다수의 의료기관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류월드 단지 내에 입주할 ㈜한류월드호텔과 SM 진덕산업주식회사는 의료호텔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이다.

또 오는 9월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뷰티엑스포에는 화장품, 피부, 헤어 등 미용에 치중했던 예년과 달리 비만치료, 미용성형, 헬스, 스파, 의료기기 등 의료분야를 접목하고 다수의 해외바이어를 초청해 도의 우수한 의료 수준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글로벌 의료사업 육성 4년…열매 맺다

 
경기도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의료사업을 추진한 것은 지난 2009년부터이다.

도는 2009년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지리적 이점, 시장성 등 의료산업 유치 잠재력을 가진 중앙아시아와 극동러시아를 중심으로 의료사업설명회, 학술대회, 현지 의료인 초청 의료관광 팸투어 등 열고 도내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알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도는 2010년 10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2011년 8월 카자흐스탄 보건부, 2012년 3월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주(연해주)와 잇달아 보건의료 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글로벌 의료산업 추진 토대를 마련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러시아 하바롭스크주에는 교류를 통해 맺어지는 정부 및 보건의료 관계자 간의 관계를 유지, 확대하고 경기도 의료기술을 홍보하는 경기국제의료지원센터(GMBC, Gyeonggi Medical Business Center)를 개소해 ‘의료 한류’에 박차를 가했다.

카자흐스탄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대통령이 국가 우수 인재를 양성을 위해 만든 볼라샥 재단의 국비 의료 연수를 도내 병원에서 실시했는데, 이는 카자흐스탄의 경기도 의료산업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경기도 의료협력사업의 효과는 놀라웠다. 최근 3년간 도내 의료시설을 찾은 극동러시아 지역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234.6%, 카자흐스탄 환자는 145%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극동러시아 지역 환자는 2012년 1678명(진료수익 84억원)을 기록했는데, 2014년에는 5000 명(진료수익 250억 원), 2020년에는 4만 명(진료수익 2000억 원)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경기도는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국제 의료 협력 네트워크는 중앙아시아와 극동아시아에 넘어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도는 2011년 중국 장쑤성, 2012년 몽골, 2013년 베트남, 싱가포르 등과 의료 분야 협력 협약을 체결하면서 의료 산업 육성에 밑바탕이 될 국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의료인 연수+나눔의료=경기도 의료 신뢰 구축

경기도가 수월하게 국제 의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는 의술의 본질인 인류애를 담은 ‘나눔의료’를 세계 각국에서 실천하고, 선진 의료기술을 각국의 현지 의료인에게 전파한 힘이 크다.

해외 의료인 연수는 나눔의료, 인적 네트워크 구축, 의료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서, 연수를 받은 의료인이 여러 방법으로 경기도 의료를 홍보하는 키플레이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국내 해외 의료인 연수는 대부분 병원이 자체적인 교류사업과 교수의 개별 초청에 의해 진행되어 왔는데, 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의료인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2011년 하바롭스크 의료인 16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카자흐스탄, 말라위, 몽골, 중국 의료인 131명이 도내 병원 14개소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올 상반기에는 5월에 중국 의료인 5명, 6월엔 하바롭스크 의료인 9명이 경기도 선진의료기술을 배워갔다.

지난해 12월 경기도는 의료인 연수 과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몽골 의료인 24명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 경영 아카데미’를 국내 최초로 추진했다.

이는 구소련체계의 병원경영 시스템 개혁을 위해 한국의 병원 시스템 연수를 희망한다는 몽골 의료계의 수요를 받아들인 ‘맞춤형’ 연수로, 의료제도 및 건강보험제도, 인적관리, 환자ㆍ감염관리, 병원정보시스템(HIS) 등 병원 경영 전반에 필요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이론교육과 의료기관 현장학습을 병행해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 의료기기 업체 견학으로 병원플랜트 및 의료산업 동반 진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해외 의료인 연수는 국가이미지 제고라는 명분과 의료산업 활성화라는 실리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윈-윈 정책이며, 경기 글로벌 헬스케어 아카데미 출신의 연수생들이 자국에서 보여주는 성과가 곧 진정한 나눔 의료의 지향점이라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지난 2011년 12월 21일. 태어나서 한 번도 두 다리로 걸어보지 못했던 9살 아프리카 소녀 띠아미께는 한국 입국 3개월 만에 걸어서 고국 말라위로 돌았다. 1살 때 화재로 두 다리를 잃었던 띠아미께는 한국 의료봉사단과의 인연으로 경기도의료원 등의 도움을 받아 아주대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고 새 다리를 갖게 됐다. 띠아미께는 출국일 응원 차 찾아온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전한 친필 편지에서 “걸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말라위에 돌아가면 열심히 공부해서 나처럼 아픈 아이를 돕고 싶습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도는 2012년 말라위, 짐바부웨 등 아프리카 극빈국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카작 등 8개국에서 의료나눔을 실천했다.

경기도는 올해부터 해외 의료지원 사업을 ‘글로벌 무한돌봄’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나눔의료 봉사활동, 외국인근로자 의료지원, 해외보건의료 수준 개선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도는 띠아미께나처럼 현지 의료기술로는 회생을 기대할 수 없는 어린이들을 국내 의료진과 연계해 무료로 수술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3055명이 진료를 받고 소아심장환자 2명, 망막증 1명, 신장 6명 등 73명이 경기도 의술로 새 삶을 얻었다.

또 평화의료재단과 보건의료시설이 전무한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동남아 등 절대 의료 빈곤 지역에 질병 진단, 처치, 투약 등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는 메디컬센터도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김문수 지사는 “근본적으로 의료기술에 대한 부단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치열한 국제경제 사회에서 자만하면 뒤처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이와 함께 의료사고 예방 노력과 사후관리를 위해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이 부분은 한국 의료시스템에서 민간 의료가 차지하는 영역 또한 공공성이 강한만큼 국가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한국 의료수준이 매우 우수하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세계 여러 나라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은 의료 산업 수출의 시발점일 뿐이지 결코 목적지가 아니다”라며 “시야를 넓혀야 한다. 우수한 읠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병원시스템, 병원 플랜트, 제약, 의료기기, 기능성 화장품 등 연관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융합형 의료수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