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 기획] 세계 영화 100년을 분석해보다

오손 웰즈에서 뉴 아메리칸 시네마까지-에필로그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1970년대 중반, 사회운동이 약화되면서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열기도 식어갔다. 자유주의운동은 제도적인 결실로 맺어지지 못한 채 대중들에게 일종의 패배감만 남기고 사라지고 있었다.

대중들의 이러한 좌절과 상실감은 ‘차이나타운(1974)’과 ‘형사 서피코’와 같은 변형된 탐정 장르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전과 워터케이트 사건 이후 사회에 만연해 있던 회의주의와 비관주의는 이러한 대중 심리를 이용하는데 능통한 보수주의자들에게 회생활 기회를 부여했고, 결국 1980년대에는 악명높은 레이건주의를 맞이하게 된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관습적으로 전통 장르로 복귀하고, 자기 부정적인 면모는 현저히 후퇴한다.

1990년대 들어서 영화의 자기 부정은 다른 단계로 들어섰다.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 영화로, 혹은 바흐친 식의 다성적인 영화로,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변환되었다. 돌아보면, 영화사는 매 시기가 ‘전환의 시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영화사 100년사가 진행되는 동안 더러는 폭발적이고 당당한 발전의 궤적으로, 또는 음울한 퇴보의 흔적으로 영화는 존재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영화의 발전은 부정해야 할 적을 부단히 찾아나선 자의 노고에 의해 이루어져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다. 미래의 적은 여전히 헐리우드일 수도 있고 의외로 지금은 화석화 된, 이전의 진보적인 이념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시기의 모럴이 신화로 고착화되기 전에 그것을 다시금 부정의 대상으로 삼고 극복해 나가려는 움직임이다. 그를 위해서 영화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자기 부정의 고통을 겪어내야만 할 것이다. 그 대결이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