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특별하고 색다른 추억을 만끽하다

[트루스토리] 미국에 있는 딸들을 방문해, 그들 휴가일정에 맞춰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 버뮤다 행에 이어 두 번째로 다녀온 크루즈 여행으로 웨스트 캐리비안을 여행하는 일정이다.

뉴욕에서 크루즈 출발지인 플로리다로 이동했다. 출발 2시간 전 크루즈 선에 탑승해 배정된 객실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하면서 크루즈 여행을 시작했다. 탑승한 크루즈의 이름은 로얄 캐리비안 회사의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이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크루즈선으로 이전 최대 크루즈(15만 8000톤급) 규모와 수용능력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대 유람선 타이타닉의 다섯 배 크기인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호는 세계 크루즈들 중 각종 신기록을 양산하고 기존 크루즈들의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중앙 부분을 보완해 선체 중앙에 빈 공간을 확보, 길이 100m, 너비 19m 규모의 센트럴 파크를 조성해 크루즈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압권이다.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호는 선박가격이 약 1조 7000억원으로, 길이 361m, 폭 47m에 22만 5000톤 규모이며, 2700개의 객실에 승무원을 포함 8500명 정도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바다의 특급호텔’로 불린다. 특히 65개국에서 채용한 210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의 대표적인 호화시설은 갑판 중앙부에 축구장처럼 조성한 길이 135m의 센트럴 파크이다. 천장이 개방된 구조로 햇빛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바다 위의 공원’이라고 불린다. 공원 주위에는 레스토랑들과 카페, 그리고 고급 쇼핑상점이 들어서 있다. 저녁에는 소규모 콘서트도 열린다. 재즈공연, 바이올린 연주 등 매일 저녁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자주 찾아가서 휴식을 취했던 곳도 센트럴 파크이다.

크루즈 안의 시설로는 조깅트랙, 탁구 코트, 테니스 코트, 농구 코트, 각종 수영장, 자쿠지, 사우나, 헬스장, 스파 등이 있다. 그 외 카지노, 나이트 클럽, 도서관, 암벽등반, 초대형 극장, 공연무대, 아이스 스케이트장, 미니 골프장, 짚라인, 갤러리, 고급식당, 케쥬얼 카페 쇼핑상점 등이 있다.

각자 원하는 장소를 스케쥴에 맞추거나 시간에 맞춰 자유롭고 편안하게 즐기고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시설들이 매우 깨끗하고 고급스럽게 돼 있어서 어느 곳에 가든 항상 친절한 서비스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필자의 내외와 딸들은 낮엔 탁구나 골프, 수영 등 스포츠를 함께 즐기고 밤에는 각종 공연들을 감상했다. 흥겨운 댄스파티가 있는 날이면 밝은 미소의 커플들이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배 야외 아쿠아 극장에서 펼쳐진 아쿠아쇼 또한 기억에 남는 멋진 쇼였다. 넓게 탁 트인 큰 규모의 아쿠아 극장의 환상적인 조명 아래 매일 다른 컨셉의 아쿠아쇼가 펼쳐지는데 각 나라에서 온 예전 국가 대표 다이빙, 싱크로나이즈 등의 수영선수들이 프로페셔널하게 아름다운 쇼를 공연한다.

매우 높은 곳에서 멋진 회전을 하며 다이비아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무척 인상 깊고 아름다웠다. 흔히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쇼를 감상하는 경험은 크루즈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크루즈에서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역시 먹는 기쁨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고 케쥬얼한 뷔페식당이나 레스토랑 중 한 곳을 선택해 아침식사를 한다.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주로 아메리칸 스타일의 스타일로 신선한 샐러드와 과일, 담백한 빵들, 각종 요리와 함께 향이 진한 커피 한잔을 곁들여 아침을 시작한다. 아메리칸, 유럽피안, 아시안 등 모든 승객들이 각 나라의 음식들을 다양하게 맛 볼 수 있게 준비돼 있다.

인상적인 것은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들을 위한 저지방이나 슈가프리 음식 등 승객들을 배려한다는 점이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 필자 또한 저지방, 슈가프리의 디저트 등을 마음껏 즐겨 먹을 수 있었다.

점심 또한 뷔페, 레스토랑, 카페들을 선택해 식사를 한다. 저녁에는 레스토랑을 예약해 식사를 하는데 주로 포멀한 정장차림으로 간다. 평소에 잘 입지 않는 포멀한 드레스와 화장으로 한껏 머을 내고 레스토랑에 가는 것도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다.

이번 크루즈는 7박8일의 일정이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아이티, 자마이카, 코즈멜/멕시코이다. 첫째 둘째 날은 크루즈에서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를 관람하고 각종 공연과 시설을 즐기고 맛있는 식사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셋째 날 드디어 아이티에 도착했다. 아이티는 북아메키라에 있는 공화국으로 정식 명칭은 아이티 공화국이다. 서인도제도에 위치하는 도서국가로 수도는 포르토 프랭스. 아이티 사람들은 친절하고 친근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해안가에 누워 휴식을 취한 후 야외 식당에서 현지인들의 흥겨운 토속음악 연주를 들으며 맛있는 바비큐로 점심식사를 했다. 쇼핑마을 ‘Artisan's Village’를 방문해 현지인들의 수공예품을 구경했다. 아이티는 맑고 넓은 바다와 친절하고 순수한 현지인들의 미소가 무척 인상적인 곳이었다.

넷째 날,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상에 위치한 자마이카를 방문했다. 수도는 킹스턴, 레게음악으로 유명한 자마이카는 레게 이에도 재즈나 칼립소 등의 음악도 널리 연주된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레게음악이 발걸음을 흥겹게 해준다.

독특한 향으로 유명한 자마이카 커피, 커피상점에 들러 여러 맛을 시음한 후 마음에 드는 커피를 골랐다. 자마이카는 좁고 불연속적인 해안평야 외에 대부분이 산지이다. 자마이카인은 대부분 아프리카 대륙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라 아프리카 전통이 많이 남아있다. 자마이카의 옛날 전통 하우스들을 둘러보니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베에 머문 닷새 째에 이어 6일 째는 코즈멜/멕시코에 도착했다. 멕시코의 휴양지인 코즈멜은 대체적으로 평평하고 지대가 낮으며 식물이 울창한 섬으로 관광객들에게 스쿠버 다이빙, 스노쿨링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코즈멜 바닷가에 도착했을 때 화창한 날씨에 너무나 많은 에메랄드색 바다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코즈멜은 카리브해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바닷가 근처에 앉아 아름다운 바다의 절경을 감상한 후 가족 모두 스노쿨링을 경험하기로 했다.

떨리는 맘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오리발을 낀 후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물안경으로 바라본 바다 속에서 그동안 TV에서나 봐왔던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다. 총 천연색의 예쁜 물고기들이 크기별로 떼지어 다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멕시코에 왔으니 현지 나초를 안 먹어볼 수 없다. 역시 오리지널 나초의 맛은 다른 곳에서 먹었던 나초와 비교할 수가 없다. 동물을 좋아하는 남편은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는 옵션을 선택했다.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돌고래와 인사를 나누고 돌고랠ㄹ 타고 수영을 하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였다. 이 외 아름다운 코즈멜의 해변과 공원을 더 둘러보고 배 안으로 돌아왔다.

일곱 번째 날은 그간 이용하지 못했던 배안의 시설들을 즐기며 와인과 함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이번 크루즈 여행을 내겐 충분한 활력소가 되었고 재충전의 기회도 되었다. 여행은 늘 새로운 추억과 배움을 가져다주지만 이번 크루즈 여행은 조금 더 특별하고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다.

유맹자 독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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