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4대 공동요구 제출

▲ 16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환경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하창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이 실태조사 결과와 이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회 제공
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와 현대중공업노조가 공동으로 사내하청 노동자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올해 임단협 투쟁 요구안을 결정하고 사내하청노동자 권리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노조 울산지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현대중공업노조는 4월16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환경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은 지난달 11일부터 23일까지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사내하청지회는 조합원과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하고, 정규직 노조 간부들도 공장 안 식당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하창민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실태조사 결과 하청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확인했다”며 “현대중공업 현장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다. 산재 처리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임금인상, 차별해소 요구 커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중 51%가 현재 업체의 불합리한 근로 조건으로 ‘임금’을 꼽았다. 하청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임금인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성과급 동일적용, 고용안정, 휴가 동일적용 등의 응답이 뒤따랐다. 하청노동자들은 현재 처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불안정한 일자리→임금체불과 귀향비ㆍ성과금 갈취→위험하고 열악한 작업환경 순으로 답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노동자 중 지난 3년간 업무상 재해나 질병을 산재 처리한 사람은 3.7%에 불과했다. 50%는 개인 처리, 43%가 공상 처리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50%가 ‘해고, 업체폐업, 블랙리스트 등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서’ 산재 처리를 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원청의 압력으로 업체에서 공상을 요구한다는 답이 22%로 뒤를 이었다.

하청노동자들은 사내하청노조에 바라는 점으로 △임단협 체결로 임금인상과 고용보장 △조합원 해고와 불이익에 대한 대책 마련 △업체들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부당한 현실 폭로 △현장에서 하청노조의 실질적인 노조활동 등을 꼽았다. 하청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노조에 동일한 성과급 적용, 유급휴가 동일 적용 등 차별 해소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하청노동자 중 78.7%가 하청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지금 가입하지 못하는 이유로 △해고와 블랙리스트 △원청과 업체의 탄압이 두려워서 등의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해 노조탄압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하청 노동자 공동조사, 공동요구

현대중공업노조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토요일 8시간 유급 처리 △성과급 지급 △협력사 직원 장학금 지급 등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 △협력사 직원 퇴사시 출입증 말소 즉시 처리를 올해 임단협 사내하청 별도 요구안으로 결정했다. 김형균 현대중공업노조 정책실장은 “원청노조에 대한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는 임금인상, 산재처리, 정규직과 차별 줄이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임단협과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회사에 요구하고, 노동부에 계속 하청사업주의 불법행위 감독을 촉구할 것”이라고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사내하청지회는 현중노조 4대요구에 △노조활동 보장 △안전한 일터 보장 △근로기준법 준수 △고용보장 △임금 인상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에 동일 적용 등 여섯가지 요구안을 추가해 회사에 임단협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 지회장은 “2003년 이후 임단협 요구를 하지 못했다. 올해 6개 하청업체와 원청에 10대 요구를 전달하고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이후 계획을 밝혔다.

김형균  정책실장은 “임단협 전에 정규직은 노조가 조합원 생활 실태를 조사하고 의견을 묻는데 하청노동자들의 요구는 만들 근거가 없었다”며 “사내하청지회가 현장에서 활동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이번 사업을 진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창민 지회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공동 사업을 진행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 지회장은 “그동안 같이 진행한 사업이 없었다. 올해 박일수 열사 추모 사업을 공동으로 열었고 두 번째 사업을 한 것”이라며 “하청노동자만이 아니라 정규직노동자들과도 직결된 문제다. 사내하청지회 조직을 확대하고 요구를 쟁취하도록 계속 함께 투쟁하고 사업을 벌이겠다”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전했다.

강정주 금속노조 편집부장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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