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직후 KBS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해 구설수에 시달린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교통사고 발생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 주장에 따르면 김시곤 국장은 지난 4월 말께 서울시 모처에서 이뤄진 부서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KBS 본부 측은 2일 오후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고 김 국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알렸다.

KBS 본부 관계자는 이날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전체가 상갓집처럼 비통한 맘을 추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의 보도국장이 국민 정서는 물론 현실과도 동떨어진 어처구니없는 망언을 했다”며 “황당한 상황 인식과 이런 발언을 서슴지 않고 뱉어내는 무모함이 현재 공영방송 KBS의 재난방송과 뉴스를 책임지고 있는 보도국장의 현주소”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보도국장이 이전에도 ‘용산 참사’를 ‘용산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의 ‘공약 파기’는 ‘공약 수정’으로 고쳐서 보도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9시 뉴스에서 한 종편방송을 그대로 베끼기까지 했다”며 “KBS 공정성을 훼손시킨 김 국장의 독단과 독선은 일선 기자들뿐만 아니라 부장급 간부들도 뒷전에서 수군거리던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재 KBS는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분노한 시민들에게 공격당하고, KBS 재난방송 사상 이례적인 시청률 하락은 물론 신생 종편 방송보다도 못하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김 국장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트루스토리는 김 국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김 국장은 지난 4월28일 사내 앵커들에게 “검은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논란이 증폭되자 김 국장은 사내 인트라넷망에 “검은 옷 착용은 아직 살아있을 수 있는 실종자를 사망한 것으로 결론짓는 것 아니냐라는 몇몇 시청자의 문제 제기로 검은 옷 착용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KBS 노조 측은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청와대와 대통령만 바라보는 철저히 권력지향적인 보도 행태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감 능력의 결여와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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