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힌두교의 나라’ 인도서 첫 매장 열어

 
[트루스토리] 이소연 기자 = 외국 기업들에 까칠하기로 소문난 인도가 세계 2위의 햄버거 체인 버거킹을 받아 들였다. 9일(현지시간) 인도에 첫 매장을 연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피크림, 맥도날드, 타코벨 등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인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버거킹이 이날 수도 뉴델리의 유명 쇼핑몰에 매장을 열었다.

버거킹은 이번에 인도 사모펀드업체 에버스톤그룹과 손잡고 인도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버거킹이 진출한 100번째 국가가 됐다.

버거킹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인도인 대부분이 종교적 이유로 소의 도축을 거부한다는 점을 고려해 ‘소고기 없는 매장’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면서 “이를 위해 현지 음식을 바탕으로 한 메뉴를 수개월 동안 개발했으며, 이 메뉴는 도시 8곳의 소비자 5000여 명의 시험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도인 만큼 버거킹이 인도 시장을 노리고 내놓은 대표적 ‘메뉴’는 와퍼에 소고기 대신 양고기와 닭고기를 쓰거나 샌드위치에 숙성하지 않은 인도식 치즈인 파니르를 넣은 것으로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고.

인도는 고유한 음식문화에 대한 애착심이 강하고 고유한 음식문화 전통이 뿌리깊은 나라지만, 최근 여성을 비롯해 더 많은 인구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중산층의 구매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고 특히 인도인들이 각종 매체와 여행 등을 통해 국제 요리에 친숙해지면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외식을 즐기는 중산층과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서구 패스트푸드 체인이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 인도의 경우 젊은층이 많다는 점은 패스트푸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한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국민의 65%가 35세 이하다. 국제 패스트푸드 체인이 인도의 핵심 소비층으로 젊은층을 공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인도의 전체 패스트푸드 시장 규모는 120억 달러(약 12조 7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인도식 패스트푸드 요리를 만들어 파는 현지 업체들이 9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까닭에 외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여전히 5% 안팎에 불과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