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대한항공이 ‘차별화 된’ 독특하고 세련된 경영방법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타 항공사와 180도 다른 그야말로 차별화 된 ‘승무원 교육시키기’의 중심에는 조현아 부사장이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그야말로 ‘야심찬’ 인물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꿈도 크고 야무지기로 유명하다. 특히 기내식에 대한 그녀의 뜨거운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승객들의 입맛, 영양, 건강, 소화의 편의성까지 고려하고 또 고민하고 그렇게 해법을 찾아낸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공식 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만큼은 박근혜 대통령급에 속한다. 그녀의 위치와 역량을 비교했을 때 평소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한번 공개적 행보를 통해 터트리면 메가톤급 이슈를 터트려주니,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언론들의 관심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그녀를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늘 차분한 것 같다. 세상이 발칵 뒤집혀져도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외치는 것처럼 차분하다. 대한항공 사과문을 그녀가 최종 검토하고 승인했을지 안했을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사과문을 내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그녀에게 이번 사태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 같다. 그래서 시청률 잘 나오는 기괴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사과문은 무척 ‘적극적’이다. 누가 작성했는지 모르지만 뛰어난 필력 속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은은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멋진 문구들이 얼룩져 있다.

대한항공은 아니 조현아 부사장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것이다. 매뉴얼이 바뀐 것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지식) 속에서 승무원을 다룬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승객들에게 티클만큼이라도 불편을 주지 않을까 고민 또 고민하는 끝에, 그리고 대한항공 나름대로의 연구와 수많은 검증을 통해, 땅콩의 껍질을 벗기고 제공하는, ‘역대급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라고 ‘분명히’ 시켰을 터이다.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기내서비스,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 등 3개의 공식 직함을 달고 있는 조현아 부사장은 호텔과 승무원 서비스 관리에 기내식까지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대부분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때문에 ‘버럭 CEO’도 되야 한다. 그 중 기내식 서비스는 조현아 부사장이 집중적으로 ‘올인’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항공사의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가 기내식 서비스이고, 이게 바로 항공사의 얼굴이라는 대단히 모범적인 사고방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의지 때문에 1997년 비빔밥을 기내식에 도입한 이후 한국 식당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내로라하는 메뉴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각종 서비스 관련 분야에서도 대한항공이 받은 상장도 수두룩하다. 다 조현아 부사장 때문이다. 짝짝짝. 그 근본을 그녀는 ‘차별화 된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뭐든 게 그녀에겐 ‘항공사 최초’여야 직성이 풀릴 수도 있다고 기자가 판단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날 그 ‘쇼’를 했던 것이다. 이날 항공기 여승무원의 행동은 그녀에게 눈엣가시였던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버럭 화를 낼 이유가 없다. 대한항공 부사장임을 만 천하에 자랑하고 싶어서도 아니었을 것이고 그 허섭스레기 같은 ‘갑질’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는 ‘엘리트’ 출신 아닌가. 우리같은 평범한 서민들의 ‘무식하고 미개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규정과 매뉴얼을 기본기로 해, 대한항공의 서비스를 최고로 만들고 싶었던 욕심이 컸을 수 있다.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해선 다소 ‘모험’도 필요하다. 때론 불법도 과감히 저질러 인마이포켓을 한 뒤 병상에 누워 ‘죽는 척’ 하는 게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풍토 아니던가. 현장에서는 분명히 임원이 아니라 승객이었겠지만 그녀는 ‘회장님 따님’이라는 ‘절대권력’을 이용해 일단 비행기를 세웠다. 우리의 평범한 1차원적 사고와 달리 조현아 부사장은 그게 ‘안전’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바람’과 ‘소망’ 때문에 대한민국과 대한항공이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있다. 사과문이 그토록 형편없이 나오게 된 이유가 아닐까.

백번 양보해 ‘그녀의 회사 사랑’을 이해하고 싶다. 애사심 없는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그녀 특유의 카리스마를, 그리고 항공사 내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소문들을 짜깁기 하면 ‘원래 그럼 사람이야’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뭐 고성을 낼 수도 있지, 그래도 ‘부사장’인데, 아버지가 조양호인데? 등등 말도 안되는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모든 걸 이해하고 심지어 동정론까지 펼쳐줄 수 있다. 그게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냄비근성 가득한 누리꾼들의 뜨거운 정(情)이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처럼 그 빈도가 높아지면 강한 불쾌감으로 변화된다. 인성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원정출산, 누리꾼들에 대한 고소, 승무원 인권추락, 월권행위.

분명한 것은 운항 중인 항공사 안에는 오직 승무원과 승객들이 있을 뿐이고, 승무원과 승객은 관련 법에 따른 의무 사항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항공보안법에 따르면 승객은 항공기 안에서 폭언이나 고성방가를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기장은 승무원과 승객을 지휘, 감독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어제와 사뭇 달라졌다. “우리 부사장님은 잘못한 게 없어요”라는 증언이 승무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기장이 모든 잘못을 뒤집어 쓰는 분위기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이고 대한항공의 힘이다. 이는 누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더럽고 치사한 ‘상명하복 체계’가 그러한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그 엄청난 범죄가 ‘유출’로 키워드가 좁히고 검찰들이 불사조처럼 움직이고 있지 않는가.

그런 사회적 풍토 속에서 물어보고 싶다. 그녀의 행동은 교육이었을까, 학대였을까? 조현아의 행동은 대한항공 부사장으로써 적절한 조치였을까, 오너의 횡포였을까? 솔직히 기자는 모르겠다. 대한항공의 놀라운 경영철학과 감정경영을, 그리고 그 어떤 사람이 주창하는 창조경제를. 그들은 이걸 창조경제라고 믿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점은 대한민국 사회가 1970년대로 후진 중이라고 믿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최봉석 대표기자 및 발행인

사진=대한항공 이미지 / 트루스토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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