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행정관과 이 전 비대위원 사이에 오간 말의 사실여부를 두고 진실게임 벌이지네

 
[트루스토리] 김종렬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비선실세 국정개입 문건유출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음종환 선임행정관(2급)이 이준석(사진)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에게 ‘욕설’을 쏟아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항명사태’를 일으킨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면직처리’된 지 불과 나흘 만에 청와대 행정관이 이른바 ‘정윤회 문건’의 배후를 발설한 의혹을 받으며 청와대가 제대로 망신을 당하던 지난 13일, 음종환 행정관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서울 모처의 한 술집에서 우연히 만났다. 이 술집은 두 사람이 지난해 12월 18일 이동빈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 등과 술을 마셨던 장소와 같은 곳이었다.

복수의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은 당시 술자리에서 “음종환 행정관이 ‘문건 파동 배후에 김무성 대표와 유 의원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서 “문건 유출에 관여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대구 지역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두 사람에게 줄을 대려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전 비대위원은 ‘정윤회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멤버 가운데 한 명인 음 행정관의 이 같은 발언을 김무성 대표에게 전했으며, 김무성 대표는 (본인의 말에 따르면 ‘발언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수첩에 “(청와대) 문건 파동 배후는 K(김무성), Y(유승민).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모 내용을 적었으며 이 같은 내용이 (김 대표 주장에 따르면,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넘기는 과정에) 모 인터넷 신문사 사진기자에 의해 촬영돼 보도되면서 ‘배후설’을 두고 청와대와 김 대표 사이에 ‘대립각’이 형성돼 있었다.

음 행정관 입장은 이와 관련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만약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면 이 전 비대위원이 ‘고자질’을 한 셈이고, 하지 않았더라면 뭔가 의도를 가지고 없는 말을 만들어 낸 까닭에 이 전 비대위원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었다. 그리고 음 전 행정관은 이 전 위원에게 “내가 언제 내가 배후라고 했나?” “네가 종편 출연 청탁한 카톡 다 공개한다”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와중에 13일 밤,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이미 술을 마시고 있던 음 행정관은 이 전 비대위원을 보고 기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새끼야”라며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질렀고 이에 함께 동석한 사람들이 이를 제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음 행정관의 욕설이 이 전 비대위원을 지칭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과 함께 술을 마시던 사람을 겨냥한 것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음 행정관은 어쨌든 이 전 비대위원이 자리에 앉자 술집을 떠났다.

음종환 행정관은 14일 오후 사표를 전격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음 행정관 본인은 결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 한 고위 관계자는 “존재하지도 않다던 십상시가 여당 대표랑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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