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향해 돌진하는 샤오미, 삼성과 다른 그들의 A부터 Z까지

▲ 사진=중궈신원 제공
[트루스토리] 이소연 기자 = 지난 2010년 4월 샤오미가 첫 울음을 터트리고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시장은 샤오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애플의 산자이(山寨: 짝퉁)다.”

샤오미는 이 같은 평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여러 사업 모델을 토대로 글로벌 강자들의 게임룰에 위대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위상은 달라졌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잡지 중 하나인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는 샤오미를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50개 회사 중 3위에 올렸다. 설립된 지 3년 밖에 안되는 이 신생 기업의 2013년 단말기 판매량이 무려 1900만대에 이르고, 성장률 또한 150%를 초과했기 때문이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분투하는 오래된 IT강자들에게 콧방귀를 날리며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과 애플의 턱 밑까지는 아니지만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 시장도 넘보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샤오미는 마치 돈키호테와 같다. 저돌성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을 가진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원화로 환산할 경우 55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시장이다. 이처럼 거대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LG’라면 중국에는 ‘샤오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샤오미의 지난해 매출은 한화로 13조 2046억 원(743억 위안)이다. 지난해만 스마트폰 6112만대를 팔아치웠다. 전년 1900만대를 판매한 것에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그렇다면 애플의 산자이로 평가절하되던 샤오미가 이처럼 단 시간내에 중국 단말기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샤오미는 삼성(24.4%), 애플(12.7%),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5.3%)에 이어 글로벌 4위다.

샤오미의 눈부신 성장이 가능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으로 봐야 한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제조원가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마트폰을 팔아서 돈을 남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린빈(林斌, Lin Bin)은 샤오미의 스마트폰 가격 전략에 대해 “하드웨어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일 뿐, 하드웨어에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면서 “하드웨어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차이나 비즈니스’(2014년 12월 16일)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가 ‘홍미(Redmi)’를 1000만원 어치(50대 정도)를 팔았다면 자신들에게 남는 건 겨우 20만원(영업이익 기준) 정도에 불과하다. 즉, 특허권 취득 및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껴 제작비를 줄이고, 여기에 박리다매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판매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과 애플이 한 대를 팔아 그 중에서 약 20%를 영업이익으로 얻는 것과 비교하면하늘과 땅 차이다.

 
그렇다면 샤오미의 이 황당한 가격 경쟁력은 어떠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샤오미는 철저히 온라인 유통만을 고집한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샤오미의 유통 채널 비중을 보면 전체 물량의 약 80%가 자체 온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됐다. 실제로 2013년 11월 11일 쌍십일일 인터넷 매장 개시 30여분 만에 1억 위엔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에겐 애플이나 삼성처럼 그 흔한 생산 공장 조차 없다. 대신 협력업체와의 ‘합작관계’를 통해 주변 IT업체들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낸다. 샤오미 레이쥔 회장은 신년사에서 스마트폰 실적 악화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삼성전자를 겨냥 “그들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비아냥 댄 것이다. 레이쥔 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공장이 없는 구조는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영리하다. 기존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은 신생 업체가 진입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통 마진 측면에서도 온라인 채널이 오프라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철저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자들과 만났다. 샤오미는 현재 텐센트(Tencent)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WeChat)을 새로운 온라인 유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24시간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정보 획득과 구매의 간극을 극적으로 줄이고, 잠재 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샤오미는 소비자의 구매 결제 후 3일 내 배송 완료를 목표로 물류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중국에 6개 물류 센터를 확보한 상태다. 샤오미가 온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파는 방식은 마치 최근 유행하고 있는 소셜 커머스와 유사하고 보면 된다.

샤오미가 중국 고객의 이해와 요구를 ‘만족하게’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도 인기다. 물론 중국에서도 삼성 갤럭시폰이나 미국 아이폰 등 고가폰이 인기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 상당수가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가폰’도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샤오미는 철저히 이를 파고 들었다.

소비자들의 바람인 ‘저가형’으로 상품을 출시했지만 성능은 ‘최상급’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는 일종의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복수의 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홍미 시리즈의 품질은 갤럭시나 아이폰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허섭스레기 수준의 중국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는 ‘고급품(high end)’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샤오미의 고객은 충성도가 높다. 샤오미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스스로를 ‘미펀(米粉, Mi Fan)’이라 부를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샤오미의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에 가입한 사용자 수가 2000만명 정도에 이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샤오미 사이트에 가입한 이용자 수는 이미 삼성을 뛰어 넘었다. 물론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도 애플 웹스토어처럼 샤오미 웹 마켓을 설치해 고객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이나 애플처럼 완성품을 제작한 뒤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화려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살 사람들은 알아서 사게 만드는 형태다.

샤오미는 글로벌 자본주의와 중국 경제의 특성이 잘 섞어진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기업이자 중국 IT 공룡으로 둔갑했다. 그리고 13억 거대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홍콩과 대만에 진출해서 1년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2014년에는 말레이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비중국어 문화권 진입을 시도했다. 그리고 2014년 이들은 미국과 일본 그릭 한국을 목표로 돌진하고 있다.

 
샤오미(小米)가 15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3시)부터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전략 신제품 발표회를 갖는다. 어떤 상품이 소개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한국에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않는 상태인 샤오미가 한국을 노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샤오미의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인 ‘미밴드, 그리고 악세사리 등이 한국 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샤오미가 한국을 노리고 있다. 긴장해 다들~ 긴장해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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