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것도 공부”라는 한 고등학생의 편지...‘홍준표 편지’로 핫이슈

“밥 먹는 것도 공부”라는 한 고등학생의 외침...‘홍준표 편지’로 핫이슈

[트루스토리] 박인학 기자 = 홍준표 편지가 한겨레신문을 통해 보도되면서 그야말로 온라인이 뜨겁다. 홍준표 편지는 그토록 거짓말이길 바랐지만 내일부터 28만 명의 경상남도 초중고생이 홍준표 지사에게 밥그릇을 빼앗기는 날이 현실이 되면서 더욱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다.

내일은 4월 1일 만우절이다. 홍준표 지사의 독단적인 무상급식 중단 결정에 따라서 오늘로서 경상남도 8년에 걸친 무상급식은 막을 내렸지만 상당수 누리꾼들과 경남도민들은 이 같은 현실이 모두 ‘거짓말’이길 바라고 있다.

한 학생이 홍준표에게 보낸 이른바 ‘홍준표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평범한 고등학생보다도 못한 홍준표, 저런 인물이 경남도지사라는 게 경상도는 창피한줄 알아야지” “이장만도 못한 도지사 한명 잘못 뽑으면 이렇게 된다” “부모, 조부모가 잘못해서 너희들이 고생이 많다.” “고등학생 보다 못한게 국회의원에 도지사 하고 있으니 나라 꼴이 개판” “남의 밥그릇은 내다버리고 자기 밥그릇은 규정을 들이대며 챙겨먹으니 학생이 어른에게 깨우침의 봄이 왔노라 가르침을 주는 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사진출처 = 경남도청 홈페이지
경남도에 따르면 이 지역은 오늘로서 8년간 시행되는 무상급식이 종료되고 내일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다. 저소득층 6만 6000명에게는 급식비가 계속 지원되지만, 나머지 21만 4000명은 앞으로 급식비를 꼬박꼬박 내야한다. 새누리당을 뽑으면 소득격차에 따라 애들을 줄 세울 수 있다는 거짓말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된 셈이다.

때문에 온라인은 현재 “내일 4월 1일은 홍지사가 경남의 어린학생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날로 기록 될 것”이라는 비판적 글들의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8만 명의 경남 초중고 학생들, 21만 4000명은 무상급식이 중단돼 급식비를 내야하고, 무상으로 지원받는 6만 6000명의 학생과 학부모는 스스로 가난을 입증하는 비교육적 절차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이와 관련해 공문을 보냈다. 여기엔 무상급식 지원대상과 선정기준, 신청기간, 구비서류 등이 적혀 있는데, 무상급식을 먹는 학생은 ‘서민의 자녀’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사회를 대놓고 계급사회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특히 경남도가 요구한 ‘구비서류’를 둘러싼 비난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상시근로자는 월급명세서 또는 고용임금확인서와 근로소득원천징수서를, 일용근로자는 일용근로소득 사실확인서를, 자영업자는 소득금액증명원을, 임대사업자는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이 외에도 건강보험료 납부영수증 사본과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예금 잔액증명서, 연금소득증명서, 부채증명원, 차량 보험가입증서 사본 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한마디로 말해 가난하다고 판단이 될 만큼 돈이 없다면 돈이 없다는 걸 확실하게 증명해보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내일부터 경남지역의 무상급식은 완전히 중단된다. 야권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대권 욕심 때문에 아이들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지만 홍 지사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아이들 먹거리를 위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 지사의 마인드는 이렇다. 학교는 밥 먹으로 가는 게 아니라 공부하러 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 지사는 해외 외유 접대 골프를 즐기고 와서는 처음으로 한 행동이 150여개 단체로 이뤄진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경남운동본부’를 종북집단으로 매도하고 나서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경남도청은 무상급식을 지키고자 하는 학부모들에 대해 종북세력 운운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각 학교의 학부모회조차 배후에 종북좌파세력이 있다는 것으로 무상급식 중단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급기야 자신의 특기 색깔론 18번을 들고 나선 셈이다. 야권은 “진주의료원 폐쇄에 이어 무상급식 중단까지, 홍 지사의 대권놀음은 끝을 모르고 있다”고 혹평하고 있다.

결국 이런 모습에 염증을 느낀 경남 마산 태봉고 1학년 이현진 학생이 홍준표씨에게 편지를 썼다. 그가 기록한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누리꾼들을 아프게 하고 있다. 편지의 핵심은 “자신의 가난을 식사 때마다 느껴야 하는 아이가 과연 복지 혜택에 감사할까요?”라는 것이다.

이 학생은 “사람이 한자리에서 음식을 공평하게 나눠 먹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초적인 민주주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들처럼 먹성 좋은 나이에는 매 끼니가 잔치고 축제이다. 이렇게 뜻깊은 것이 공부가 아니라면 대체 공부란 무엇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질문에 홍 지사는 아직까지 답이 없다. 쪽팔려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아예 모를 수도 있다. 워낙 바쁘신 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가 이걸 모를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는 무상급식 폐지에 반대하는 야당 도의원의 자유발언 중에도 영화를 모니터링하는 센스를 선보였다. 인터넷을 분명히, 꼼꼼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포털 검색어로 떴으니 확실히 읽었을 가능성은 100%다. 그렇다면 이제 이 학생에게 어른으로써 답변을 보내주길 바란다. 그게 도지사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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