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세자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빈곤 앞에 결국…

 
[부천 = 트루스토리] 김태경 기자 = 부천 세자매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빈곤 앞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박근혜정부에서 소외계층의 자살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복지사각지대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 참사다.

날로 커지는 빈부격차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부천 세자매가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석가탄신일인 25일 결국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외부 침입 등 타살 흔적이 없는 것을 보아, 수입이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2분께 경기도 부천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매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인 아파트 경비원은 경찰 진술에서 “화단에서 ‘쿵’ 소리가 나서 확인해보니 30대 여성 두 명이 쓰러져 있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33·여)와 동생 B씨(31·여)는 이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막내동생 C씨(29·여)는 이 아파트 12층 자신의 집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사는 게 힘들다. 화장해서 뿌려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들 자매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세자매는 어머니(62)와 함께 아파트에서 생활했으며, 간호조무사와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으로 근무했던 A씨와 C씨는 최근 실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자매의 정확한 자살 동기를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세자매의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서울 송파구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방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누리꾼들은 정부와 국회가 송파 세모녀 동반 자살사건 이후 관련 법 개정 작업을 벌여왔지만 여전히 삶의 ‘사각지대’에 놓은 서민층에겐 ‘복지’가 요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 사회 소외계층의 자살을 불러오는 공허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빈곤 사각지대를 위한 사회적 제도와 실질적 지원이 전무한 상황 속에 한국 복지재정은 OECD국가 가운데 사실상 최저 수준이고, 최저 생계비 이하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350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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