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과잉대응 발언, 우리 국민이 정말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일까?
김무성 과잉대응을 바라보는 김무성의 ‘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출처 = 새누리당 홈페이지
[트루스토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행보가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누가 보더라도 ‘정치적’이다. ‘잠룡’으로 거론되는 정치인이 정치적 행보를 하는 걸 굳이 전면에서 비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김무성 대표가 메르스 정국에서 ‘오버’를 단단히 하고 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볼 때, 그는 ‘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본인은 꽤 불쾌하게 들리겠지만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할 때도, 광주민중항쟁 전야제 때도 그랬다. 그는 늘상 안티(?)가 가득한 곳에 가면 마치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봉변을 당한다. 예견된 일이다. 그런데도 꼭 간다. 그리고 ‘반드시’ ‘예정대로’ 봉변을 당한다. 옆에 있는 카메라는 그 장면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뒤 “다 이해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통크고 대범한 정치인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중도층이 발끈하면서 지지율은 그렇게 상승한다. 김무성은 그래서 박근혜 못지 않게 ‘정치 9단’ 소리를 듣는다. 정치는 생물이고 변수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차기를 노리는 만큼 그에게 지루할만큼 장기화되는 ‘메르스 정국’은 까다로운 숙제다. 어떻게 조속히 해결해야 할지 하루하루 고민이 거듭되고 반복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상대진영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는 김무성 대표 못지 않게 거침없다.

‘소통이 기본인’ 박원순 시장의 화끈한 리더십이 매일 박수갈채를 받자 김 대표 입장에선 내심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루하루 지지율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판국에서 메르스 정국은 그에겐 그야말로 ‘악재’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단단히 잘못 짚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누군가 그랬다. 메르스로 인해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그는 이른바 혹자의 표현대로 ‘메르스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전날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메르스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야기다. 뉴스를 직접 보는 게 아니라 참모에 의해 걸러서 듣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과 조롱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김무성 대표의 이러한 발상은 ‘메르스에 과잉대응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고 언급한데서 출발한다. 그가 국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과잉대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잉대응을 하는 것 자체가 미개하다고 보는 셈이다. 좀 성숙되라는 것이다. 공포에 떨지 말라는 주문이다. 학생들은 학교도 나가고 어른들은 직장도 나가라는 것이다. 뉴스에서 포털에서 그 어떤 부정적 뉴스가 나오더라도 괴담일 뿐이니 믿지 말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진정한 지도자 답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가족을 데리고 메리스 환자가 다녀간 국밥집을 직접 찾았다. 이른바 ‘국밥 먹방’이다. 딸 손자 손녀를 총동원했던 이유는 한 가지다. 메르스는 정말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죽어가는 서민경제도 살리고 싶었을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어느날 ‘듣보잡’ 식당을 다녀간 뒤 그 식당의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며 일정 부분 ‘경제 해결사’가 되는 것처럼, 부산 사하구의 지역경제를 살려주고 싶었던 바람이 작용했을 것이다.

다 좋다. 그러나 이러한 ‘쇼’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메르스 공포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우리 국민은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다 집 안에 ‘짱박혀’ 있다는 1차원적 사고에서 출발하고 있는 듯한 ‘불쾌한’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실상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여전히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일터에서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내 옆의 누군가 메리스 환자인지 의심이 들지만 생존을 위해 밖으로 또 밖으로 돌아다닌다.

김무성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왜 우리 국민에게 ‘겁내지 말라’고 훈계하는 것일까. 김 대표를 향해 ‘전형적인 정치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쇄도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선을 노리는 그에게 작금의 메르스 정국은 유쾌한 환경은 결코 아니다. 빨리 극복하고 탈출하고 벗어던지고 싶은 장애물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가는 게 해법이 될 수 없다. 더구나 가족을 대동하고 말이다. 박원순 정치와 김무성 정치가 다른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진심’이 느껴져야 한다. ‘진심이 가득한 정치’로 평가를 받아야지, ‘쇼가 가득한 정치’로 비쳐지면 그것 자체로 게임 오버다.

물론 그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싶은 바람이 클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서 ‘메르스는 진정국면이다’고 말한 것이고 ‘메르스 식당을 다녀가도 좋다’고 보여줬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국가경제를 살리는데 어떠한 도움이 될까. 그가 그러고 있을 때, 안타깝게도 메르스 환자는 또 늘었다. 메리스 여파로 금리는 최고로 떨어졌다.

그는 오늘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건당국의 규칙과 지침을 우리 모두 잘 지킨다면 메르스 사태를 조기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 모두 메르스에 대한 과도한 공포나 심리적 위축을 없애야하고, 다음 주부터는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이뤄져서 경제사회에 미치는 충격과 손실을 최소화 해야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후폭풍이 두렵다. 누군가 폭탄을 더 크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기자는 지금 악덕 사채업자와 매일 같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 기분이다.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