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시대, 그가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당당함

 
[트루스토리] 김일곤 검거 소식에 국민은 안도했다. 그러나 그렇게 끝이 난 것일까. 다시는 유사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오’다. 비슷한 범죄는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잔인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게 양극화로 얼룩진, 우리 사회의 한 풍경이다. 그런 모순적 사회는 결코 바뀌지 않는다.

김일곤 검거 이후 압송되던 현장
‘충격과 공포’...목청 높이며 ‘무죄’ 호소 ‘경악’

결론부터 말하면, 김일곤에 대한 검거는 이번에도 경찰의 몫이 아니라 시민의 몫이었다. 만약 시민의 신고가 없었더라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는 또 다른 범행을 준비했다. 치밀했고 교활했다.

마치 동물의 모습과 흡사 비슷했던 그는 무척이나 당당했다. 얼굴 표정은 초췌했지만 시종일관 정면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범죄자의 ‘당당함’을 드러냈다. 그리고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많은 시민들은 이를 생중계로 바라보며 치를 떨었다. ‘용서할 수 없다’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SNS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트렁크 여성 살인' 용의자 김일곤 범행 8일 만에 검거

서울의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 김일곤(48)이 범행 8일 만인 17일 경찰에 붙잡혔다. 수사본부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주모(35·여)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공개수배한 김일곤을 이날 오전 11시 5분께 성동구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입을 꼭 다문채 자신에게 필요한 말만 중간중간 내뱉었다. 그는 “나는 잘못한 게 없다”며 “난 더 살아야 해, 난 잘못한 게 없고, 난 앞으로 더 살아야 한다고”라고 뻔뻔하게 말했다.

김씨는 이날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40대 여성 간호사를 위협하며 난동을 부렸으며,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주 직후 불과 10여 분만에 붙잡혔다. 당시 현장에는 성동경찰서 성수지구대 경찰관이 출동했으며 병원 인근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현장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일곤씨가 오늘 오전 한 동물병원에 침입해 40대 여간호사를 흉기로 위협하며 강아지 안락사용 약을 달라고 요구하다 시비가 벌어졌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간호사가 침착하게 112에 신고를 했으며 이러한 신고에 놀라 500m 가량 도주하던 중 김씨를 성수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가 붙잡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달 9일 오후 2시 10분께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자신의 투싼 차량에 타려던 주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씨는 이틀 뒤인 11일 오후 2시 40분께 성동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세워진 투산 차량에서 불에 그을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와 주씨는 서로 안면이 없는 사이였다. 말 그대로 ‘묻지마 범행’이었다.

김씨는 강도와 특수절도 등 전과 22범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