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우리나라 정남진 전라남도 장흥, 아름다운 산과 강, 바다를 두루 품은 장흥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고장이다. 장흥의 눈부신 자연은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하는 밑거름이 돼, 장흥을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중 지역 사람들에게 진산으로 통하는 ‘억불산’과 호남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천관산’은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산으로 꼽힌다.

이번 산행에 함께 할 이들은, 장흥에서 나고 자란 동양화가 송대성 씨와 시인 이대흠 씨. 장흥 출신의 예술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어렸을 적부터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시간들이 자연스레 시와 그림으로 되살아났다. 젊은 날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살아온 이들,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고향의 품으로 돌아와 고향의 넉넉함과 푸근함을 담아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첫째 날, ‘삐죽삐죽 솟은 수많은 바위들이 억 개의 불상을 닮았다’는 억불산으로 향한다. 억불산은 화가 송대성 씨의 유년 시설 추억이 짙게 배인 곳,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작품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산이다.

억불산 초입에 들어서니 빽빽한 편백 나무숲이 일행에게 피톤치드의 상쾌함을 선사한다. 우거진 숲길을 지나 툭 터진 길 위에 서니 억불산의 상징 ‘며느리바위’가 발치에서 고개를 내밀고, 제암산, 사자산, 멀리 월출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듯 화가는 붓을 꺼내든다.

다음 날. 일행은 천관산에서 여정을 이어간다. 천관산은 장흥 출신 예술가들에게 ‘큰산’으로 불리는 산, 능선 위에 촘촘히 박힌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커다란 바위 굴 ‘금강굴’을 지나니 본격적인 바위들의 향연이 시작되고, 좌우에 펼쳐진 능선들이 군데군데 바위를이고 푸른 남해를 향해 내달린다.

네모난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마치 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환희대’에 도착한 일행, 첩첩산중의 산자락 사이로 누렇게 물든 들판, 드넓은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 있자니 말 그대로 환희가 차오른다.

환희대에서 정상 ‘연대봉’까지는 부드러운 능선 길, 1km의 능선을 따라 억새 평원이 펼쳐져있다. 가을 풍경에 깊이를 더하는 억새 길을 걸으며 고향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일행, 마침내 해발 723m 연대봉에 올라 고향의 자연이 펼쳐놓은 그림 같은 풍경에 녹아든다.

‘한 산을 오르는 일이 한 생을 사는 것 같다’는 두 예술가가 고향의 억불산, 천관산으로 떠난 정겨운 가을맞이 산행을 KBS 2TV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방송은 4일 오전 7시 40분.

사진제공 = KBS 2TV <영상앨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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