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서울 인사동길 장은선갤러리는 7일부터 13일까지 사진작가 ‘민연식 초대전’을 연다.

사진작가 민연식 선생은 디지털화된 기술이 아닌 젤라틴 실버 프린터(Gelatin Silver Printer)라는 순수 흑백 사진기법으로 십군자를 모티브로 해서 아날로그적으로 동양적인 수묵화를 표현했다. 오늘날 사진이라는 작업으로 회화와 사진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실험하면서 새로운 영역의 방향에 도전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가는 십군자 중에서도 나무의 다양한 형태에 우리들의 현재의 모습을 발견했고,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도 했다. 마구잡이로 가지 쳐 올라가는 작품 속 나무의 모습을 끝없는 인간의 탐욕과 자만심, 파괴본능을 투영하기도 하였으며, 그 마구잡이 같은 무질서 속 잡혀있는 질서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동양의 수묵화적 기법인 선과 먹을 사진으로 섬세한 가지들은 가는 붓으로 세밀하게 표현한 것처럼, 굵은 나무기둥은 마치 굵은 붓으로 먹을 듬뿍 담가서 힘차게 그려나간 듯 사진으로 표현됐다. 또한 미세한 근경과 원경이 이루어진 작품 중에서는 먹의 농담조절을 한 것처럼 표현됐다.

수묵에 대한 일정한 이해와 장악력을 바탕으로 한 작가의 작업은 또 다른 실험을 통해 그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자 함이 눈에 띈다.

또한 사군자에서 확장된 이른바 십군자류를 작업의 근간으로 삼음으로써, 매, 란, 국, 죽의 사군자에 더해 연꽃과 모란, 목련과 파초, 포도, 소나무 등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작가의 작업 기반이 일정한 전통적 가치를 전제로 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표현 방법 또한, 선에 의한 조형을 젤라틴 실버 프린터라는 순수 흑백사진작업을 통하여 전통적 가치와 더불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민연식 작가만의 화면에 드러나는 맑음과 담백함이 돋보이는 십군자 신작 20여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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