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의 수출액, 매출액, 고용 변화 없어
코트라는 돈쓰면 경영평가는 좋아지는 성과 구조

 
[트루스토리] 이기영 기자 = 코트라의 대표 사업 중의 하나인 ‘월드챔프 사업’의 성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4년 연속 경영평가 A 등급의 신화를 쓴 코트라의 경영성과에 연달아 의문이 제기됐다.

코트라의 월드챔프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방문 시에 구상한 ‘히든 챔피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서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촉진을 위해 내수․초보 → 유망․선도 → 강소․중견으로 연결되는 마지막 단계의 사업으로서, 이미 경쟁력이 입증된 ‘월드클래스 300’ 기업이나 ‘글로벌전문후보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등에게 연평균 7600만원 가량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 해당 기업의 수출품목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진입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쉽게 말해 ‘잘 나가는 기업을 더 밀어 주어 챔피언을 만들어 주자’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이 사업을 통해 수출 전문위원의 밀착지원과 해외전담인력의 시장조사와, 해외마케팅 등의 지원이 이뤄지며, 올해에만 103.9억원이 배정돼 137개 중견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이 사업에 총 345억원의 국가 예산이 들어갔다.

코트라는 이 사업의 핵심 성과로 2013년에 90개 기업을 지원해 12.7억달러의 수출을 창출한 반면, 2014년에는 120개사를 지원해 17억 달러의 수출을 창출했다고 보고하고, 관련 평가 항목에서 7점 만점에 6.755점을 맞았다.

즉, 2013년에 72억원의 예산으로 90개사를 지원하였는데, 2014년에는 2013년에 비해 예산이 27%가 늘어 33%가 늘어난 120개 기업을 지원하니, 수출액이 당연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지원대상 기업의 목표시장수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고려의 대상은 아니다. 수출 실적이 있으면 실적으로 합산된다.

이러한 평가구조는 월드챔프 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와는 거리가 먼 ‘눈속임’이라 볼 수 밖에 없다.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고 있음이 증명되려면 최소한 수출, 매출, 이익, 고용 등 기본 지표의 증가가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김제남 의원이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월드챔프 사업 참여기업의 매출, 수출액, 고용 변화’ 자료를 들여다 실상은 거리가 멀다. 2014년에 이 사업으로 지원받은 120개 사의 수출, 매출, 고용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우선 2014년에 월드챔프 사업지원을 받은 120개사의 매출은 의미 있는 변화가 없다. 분포도에 나타난 지원기업의 매출변화 기울기(추세선)는 1.0066으로서 1보다 조금 높다. 이는 2013년에 비해 2014년 매출이 오히려 미세하게 줄어든 경향을 보여 준다.

Y축이 전년도 실적이고 X축이 지원을 받은 당해년도 실적이기 때문에 기울기가 1 보다 작을수록 실적이 개선된 것을 의미하나, 오히려 1보다 크기 때문이다.

수출 변동도 마찬가지로 추세선은 1보다 미세하게 높은 1.0007이다. 지난해 91.6억원을 들여 월드챔프 수출기업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지원기업의 수출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고용변화의 경우 기울기가 0.96으로 소폭의 증가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자연적인 증가 요인을 고려할 때 유의미한 변동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히든 챔피언이 육성되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데도, 코트라는 왜곡된 지표를 통해 경영평가 A 등급을 받아 기관장은 5800만원, 직원은 평균 660만원의 성과급을 챙겼지만, 반대로 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고 현실 안주의 악순환이 반복될 공산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제남 의원은 “작년에만 90억원이 넘게 들어간 월드챔프 사업이 성과가 없는데도, 코트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코트라의 경영평가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을 드러낸다”며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구상인 히든챔피언 사업이 ‘눈속임 챔피언’ 사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후속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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