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칼럼뉴스] 너무나 놀랍다. 요사이 한국정치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변화를 가장 간명하게 표현한 말이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적대적 공생관계에 기반한 양당 기득권 정치체제가 균열의 파열음을 내며 서서히 붕괴되어 가고 있다. 그 동안 국민의 삶을 전혀 개선하지 못하는 정치가 본격적으로 국민에 의해서 퇴출명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은 국회의원 1인의 탈당뿐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벌어지고 있는 정치 상황은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연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결과나 더불어 민주당의 내홍이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은 그 후폭풍의 전주곡일 뿐이다. 국민들은 이참에 아예 정치를 교체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가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치는 수십 년간의 군사독재를 겪고 87년 이후 민주화를 이루어 냈고, 두 번의 정권교체를 이룬바 있다. 민주화가 되었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격차만 증가했을 뿐이다. 즉 정치가 본질에서 이탈한 것이다.

더욱이 정권교체 이후 민주화 세력의 집권기간은 오히려 국민의 정치 불신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되고 말았다. 민주화 세력의 집권기간 동안 물론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지만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는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10년 집권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야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

두 번의 집권기간 동안 민주화 세력에게 남겨진 것은 호남기득권과 친노세력으로 호칭되는 두 세력의 기득권화이다. 지금의 야당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호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유입을 통한 세대교체 내지는 인물교체를 이루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은 이런 과정을 통하여 기득권화된 정치권력을 포기하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

특히 청년시절의 민주화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정치권에 입성한 86세대들은 이미 기득권 정치인이 되어 있다. 물론 그들의 민주화 투쟁의 경험은 결코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가 없다. 더구나 정치교체가 요구되고 있는 요즈음 그들의 모습은 아예 보이질 않는다.

지금 국민은 강력하게 정치권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이러한 바람은 지난 대선에서는 안철수 현상으로 정치권에 투영되었고,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통하여 새로운 파열음이 만들어 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실질적으로 정치권의 전반적 교체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기성 정치권은 아직도 국민의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무감각이 국민의 분노를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야당의 정치인은 과연 지난 10년의 집권 시기에 어떤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권력의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국민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면 이제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들은 국민의 성원으로 권력을 가졌으면서도 국민을 돌보기보다는 정치권력을 기득권화했기 때문이다. 이정도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먼저 나서서 국민의 성원으로 권력을 누렸음에도 국민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반성하면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용기 있는 정치인이 등장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정용해 (정치학박사, 한결미래정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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