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오찬주 기자 = 7년째 한국인 암 사망률 1위, 폐암. 흡연율이 감소하면서 남성 폐암 발병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성 폐암은 연간 1.6%씩 심상치 않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아도 우리의 폐는 병든다. 실제로 전체 폐암 환자 중 4분의 1 이상이 여성이고 여성 폐암 환자 중 87.8%는 비흡연자로 밝혀졌다. 더 이상 폐암은 ‘흡연자들의 병’이 아닌 것.

그렇다면 비흡연자의 폐암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간접흡연, 주방매연, 미세먼지, 라돈 등 무심코 방치된 생활 속 환경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흡연 직후와 15분 경과 후 일산화탄소 양은 15분이 지나도 수치상 큰 차이가 없으며 그 양이 반감되는데 평균 4.5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간접흡연의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 흡연만큼 치명적인 간접흡연

평소 깔끔하기로 소문났던 신동길(55) 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담배도 피우지 않았던 그녀에게 폐암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폐암 말기 환자인 장귀심(58) 씨는 비흡연자지만 평생 담배 냄새를 맡으며 살아야 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남편, 아들까지 흡연자들 사이에서 괴로웠다는 그녀는 폐암의 원인을 ‘간접흡연’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직접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아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을까? 흡연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을지대병원 김수영 교수 연구팀이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흡연 직후와 흡연 1분, 5분, 15분 후 10명의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산화탄소 배출량은 크게 차이가 없었던 것. 실제로 스웨덴의 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 후 일산화탄소는 평균 4.5시간이 지나야 반감된다고 한다.

# 일상에 방치된 환경에 주목하라!

직접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아도 흡연자의 머리카락과 피부, 옷에 남아있는 유해물질로 발생하는 '3차 흡연'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 게오르그 매트 박사 연구진이 흡연자가 살았던 집의 벽, 가구 표면의 먼지를 채취해본 결과, 흡연자가 거주하고 있는 집과 비슷한 수치의 독성물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무색무취의 자연방사능 라돈과 주방매연, 미세먼지 또한 방심한 사이 우리의 폐를 공격하는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청(EPA)은 라돈을 흡연, 간접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폐암 사망자 가운데 실내 라돈으로 인한 초과 폐암 사망자도 13%에 달할 정도. 금속 화합물로 코팅된 초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되면 독성물질을 캡슐 형태로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 생활 속에서 우리의 폐를 지키는 방법

간접흡연을 막기 위한 개인의 노력에서부터 금연아파트 같은 모두의 약속까지. 깨끗한 폐는 우리의 사소한 노력에서 시작된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던 강옥선(62) 씨는 꾸준한 치료와 건강한 생활습관 덕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삶기, 찌기 등의 방법으로 주방매연을 최소화하고 수시로 청소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기.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창문의 개수와 면적 그리고 환기 빈도는 폐암 위험도를 최대 2.8배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2일 밤 10시 '비흡연 폐암 시대 오고 있나'를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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