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칼럼뉴스] 한국정치의 폭력성이 드디어 민낯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공천과정이 보여주는 폭력적인 행태는 한국정치가 얼마나 후진적 행태에 머물러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에게 대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천에서 제외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이러한 폭력적 공천은 옥쇄 날인 거부라는 블랙코미디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지 대통령에게 불경했다는 이유로 가해진 정치적 박해와 탄압의 모습은 아직도 한국정치가 절대적 지배자가 존재하던 시절의 정치와 다름이 없다. 결국 아버지의 독재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알아서 설설 기고 있는 소위 친박계라고 불리는 국회의원들이다.

아직도 한국정치의 본질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슬리는 발언이나 행동을 한다는 것은 바로 공천 탈락을 감수해야 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현재의 집권당이고 제일정당의 공천이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지지나 그 동안의 의정활동의 평가는 아무런 판단의 기준이 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제일정당의 공천이 파행적일 수 있는 이유는 오직 단 한 가지이 이유이다. 지역에 기반한 적대적 공생관계의 양당 정치체제 때문이다. 지역감정이라는 구태의연한 정서에 의존하고 이런 지역의 절대적 영향을 행사는 대통령이 자신을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공당의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참으로 한심한 형국이다.

50년 전통을 앞세우고 있는 제일 야당의 행태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엊그제까지도 패권적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민주적 의사결정과정 전부를 생략한 채 패권적 권력을 장악해 버렸다. 스스로를 생애 다섯 번째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셀프 공천까지 완료했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기여와 경력이 가장 커다란 자랑인 제일야당이 당내의 민주적 절차와 방식을 제도화하는 방안에는 아무런 고민도 없고, 기본적인 제도와 절차의 생략에 대한 문제제기 조차도 없다. 이렇게 기득권 양당은 민주주의를 서서히 죽여 나가고 있다. 정당의 실질적 모습이 이러하니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공천과정이라는 것이 자신이 가장 훌륭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의 경쟁이다 보니 어느 누구하나 흔쾌하게 승복하고 인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모두가 억울하고 상대방의 흠결은 더 커 보이며, 불공정하다고 느낀다. 이런 과정이 현재의 우리나라의 정치 풍토라면 풍토일 것이다. 이렇기에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민주적 절차와 의견 수렴 방식이 생략된 거대 정당 속에서 우리들의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민주주의는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정치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역감정에 기반한 패권적 정당구조를 꼽고 있는 것이다. 이 기득권 구조를 깨는 것은 곧 민주주의 살리는 길이 된다.

 
이제 다시 국민의 주권자가 되는 유일한 시기인 선거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헌법의문구만으로 존재하는 주권자인 국민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이번 선거에서 기득권 야당구조의 틀을 깨는 일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다시 살려내는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바로 지금이 유권자에 의한 정치혁명의 시기인 것이다.

정용해 (정치학박사, 한결미래정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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