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조차 밝히지 못하는’ 최순실 연예인 논란, 안민석은 싸이와 이승철 두고 저울질 하나?

[트루스토리] 김선희 기자 = 이른바 ‘최순실 연예인’ 논란으로 두 명의 톱 가수가 여전히 곤욕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의 분노는 ‘박근혜와 최순실’을 비롯해 각종 농단에 참여한 주역들에게 집중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해도 모자랄 판에, 난데없이 ‘최순실 연예인’이 이슈로 등장하면서 흐름상 (이를 폭로한 사람의 의도와 달리) ‘물타기’ 형태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야당 정치인이라는 권력 속에서 실명조차 밝히지 않고 해당 가수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고, 심지어 이 사태를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상당히 우스꽝스럽다.

 

차라리 여당 의원이라면 ‘연예인 프레임’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안민석 의원은 사실상 최초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친 사람이고 관련된 증거도 많은 인물인데, 난데없이 이니셜 놀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수의 인생이 끝장난다”는 안민석 의원의 발언은 사뭇 전투적이다. “구체적인 증거도 다 가지고 있다”는 경고는 검사가 피의자를 협박할 때나 쓰는 말투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가수는 안 의원의 발언 이후 ‘사실상’ 모든 스케줄을 뒤로 미루고 전전긍긍 했다.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해도, 더 이상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바람에 두 가수는 “최순실, 장시호와 굉장히 개인적 친분이 있는 가수”가 돼 버렸고, “국제행사에서 특혜를 받은” 가수가 돼 버렸다. (필자는 두 가수를 비호하는 게 절대 아님)

때문에 언론들도 바빠졌다.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각종 문화행사에 박 대통령과 함께 섰던 가수들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혹여나 박 대통령과 1분이라도 함께 서 있는 경우라면 1%라도 의심을 했다. 그리고 그들이 혹시 최순실 라인인가? 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안 의원의 발언은 수위가 높았다. 안민석 의원은 “해당 연예인이 계속 거짓말을 할 시에는 명단(이름)을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해당 연예인이 누군지도 밝히지 않았고, 해당 연예인이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YG와 이승철 측이 반박한 게 전부인데, 이들이 해명자료를 통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결국 두 사람으로 좁혀진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분석하고 그러한 내용을 토대로 엄밀히 따져보면, 즉 최순실과 최순득 등이 ‘연예계’에도 정말로 그 세력을 확산시켰을 경우, 이득을 보거나 피해를 본 연예인은 ‘싸이’와 ‘이승철’ 이 두 사람으로만 국한시킬 수는 없어 보인다. 더 많은 연예인이 연결고리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최순실 씨와 함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의 혐의도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양새다. 비단 가수 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스포츠 등 ‘고영태-최순실-정시호-차은택’으로 인해 접촉된 연예인들이 단 두 명의 가수에 국한되고, 이들만이 특혜를 받았다는 관측은 상당히 넌센스로 보인다.

그래서 피해는 애꿎은 연예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최초에 ‘회오리 축구단’을 아무런 근거 없이 언급하면서 최순실의 ‘최’자도 모르는 연예이들이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 방송인 강석을 비롯해 한류스타 김수현과 배우 유오성, 개그맨 박명수, 가수 김흥국 등도 순간 ‘최순실 라인’으로 오인을 받았다.

그리고 의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차은택은 1990년대 후반부터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를 비롯해 티아라, 브라운아이즈, 빅뱅,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연예계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의심을 하려고 한다면 이들도 모두 특혜를 받은 가수와 관련해 ‘의혹의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왜 싸이와 이승철만 피해를 봐야 하는걸까.

네이버 아이디 ‘wjdr****’는 “설사 안의원이 진짜 진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의 발언은 꽤 경솔했다”며 “밝힐 생각이면 확실히 밝히던가 애매하게 힌트 던지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은 그냥 연예계로 이 관심사를 돌리려는 수작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일갈했다.

검찰은 현재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 문화예술계 비리 전반에 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안 의원은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핑퐁게임’을 즐기듯, 입을 다물고 상황을 지켜보는 건 선의의 피해자를 낳는 결과를 또 다른 갑질일 뿐이다.

가수 이승철이 결국 입을 열었다. “엄청난 역풍을 각오하라”고 이승철 측도 경고했다. 결코 이승철의 편을 드는 게 아니다. 이승철의 뉘앙스도 웃기고, 안 의원의 뉘앙스도 웃기다. “싸이가 아니”라는 보도가 나온 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현 상황이 굉장히 엉망진창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안 의원의 발언 이후 가요계가 개판 오분 전이 됐다”고 표현했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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