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율곡로 청와대, ‘함성’으로 지배하다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율곡로 청와대 허용은 ‘상식’이다. 대한민국은 ‘상식’이 존재하는 사회다. 아무리 청와대가 ‘상식을 파괴한’ 공간이라고 하더라도, 시민들의 함성은 상식이기 때문에 법원은 독재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시민들은 ‘답답한’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뭔가를 크게 외치고 싶기 때문이다. 외치고 또 외쳐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외치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서 드러난 온갖 추악한 범법행위는 우리 사회 권력층이 저지르는 탈법이 헌법 유린으로 이어질 만큼 위험한 것이고 이미 굳어질 정도로 뿌리깊은 것이라는 것을 시민들은 깨달았다. 그러나 힘없는 우리 시민들은 그런 탈법을 일삼는 권력자들을 바로잡거나 응징할 힘이 없다. ‘위법이 정당하다’고 믿는 그들과 맞서 싸울 힘조차 없는 것이다.

법도 늘 권력자의 손을 들어줬고, 우리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 고개를 늘 숙여야 했다. 할 수 있는 건 ‘투쟁’ 뿐이었지만, 그런 투쟁은 늘 ‘좌파세력’ ‘종북세력’으로 매도를 당했다. ‘법이란 왜 존재하는지’를 청와대에 물었지만, 권력자들은 시민들을 개돼지 취급하며 무시하고 조롱했다. 냉소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앞으로 한걸음 다가가면 ‘자애로운 손길’로 국민을 어루만져주길 바랐지만, 권력자는 그런 시민들에게 국가 공권력을 이용해 폭력을 일삼았다.

율곡로 청와대에 다시 시민들이 모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제 국민은 현실적 힘을 얻게 되었다. 국민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다. 법원도 포도청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듯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모인다. 광화문은 열렸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비에 새겨져 있는 글이다.

율곡로 청와대 허용이든, 청와대 앞 행진을 금지하든, 검찰도 경찰도 한없이 비극적인 역사의 한 전선에 함께 서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법원이 이기는 것도, 경찰이 이기든 것도, 검찰이 승리하는 것도 아니고, 또 어느 쪽이 패배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추악했던 권력자만 패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함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힘차게 노래를 불러야 한다.

“저들에게 진실을 알게 하리라, 우리가 지쳤다고 믿는다면 그건 하룻밤의 꿈이라는 걸, 동지들아 몰아쳐가자. 끝이 보일수록 처음처럼.” 다만, 이러한 시민들과 함성과 노래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그저 끔찍할 뿐이다.

사진 = 율곡로 청와대 전경 /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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