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기은 기자 = 축구선수 기성용이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 AFC는 올시즌 37점으로 20개 구단 중 최다실점을 기록하며 좋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 MF 미드필더 기성용은 최근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인해 공백에 놓였다.

기성용의 아내인 배우 한혜진은 지난 주말인 17일, EPL 정규시즌을 시작한 기성용의 내조를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이에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내년 5월까지 MC 공석 상황을 감수하게 됐다.

‘미우새’는 SBS의 신규 인기 프로그램으로, 현재 네티즌들은 안정적으로 존재감을 다져야 하는 신규 프로그램에 한혜진이 폐를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늘어놓고 있다. 더구나 기성용의 입장을 크게 고려하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한혜진이 내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친다.

스포츠 선수의 직업 특성상 와이프에게는 내조의 의무가 부과된다. 한혜진은 세계적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한국 스포츠 인재 기성용의 아내다. 한혜진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연예인인들 기성용의 내조 의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유려한 진행 실력을 보여준 한혜진은 MC계의 공공재이기도 하다. 그는 애초 ‘힐링캠프’로 성공적인 MC 신고식을 치르며 예능 프로그램 PD들에게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미우새’ 프로그램 출연 성사 역시, 파일럿에서 신규로 편성된 ‘미우새’ PD의 간곡한 부탁을 받아들인 결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혜진의 이번 방송 복귀를 ‘주부의 독단적인 나들이’ 느낌으로 몰고 가며 기혼 여성인 그를 힐난한다. “톱 연예인도 아니면서 무슨 일을 한다고 그러냐” “집에 가만히 못 있는 성격 같다” “내조도 못 받고 기성용이 불쌍하다”는 식의 댓글들은 여성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광경이다.

고학력의 여성들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과거에 비해 재능과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하지만 특출한 몇 명의 여성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기혼 여성들은 가정생활에 충실해 달라는 사회적 압박과 부단히 투쟁할 수밖에 없다.

한혜진 내조 논란은 직장인 여성들이 겪었고 앞으로도 부단히 겪을 ‘유리 천장’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여성 구성원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은 한혜진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쯤 되면 이름 없는 무수한 주부 직장인, 나아가 가사를 짊어진 전업주부의 노동 현주소도 예상 가능하다.

급기야 ‘미우새’ 관련 시청자 게시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자리 없는 젊은 애들 많은데 굳이 돈 많은 남편 둔 아줌마를 쓰냐”는 편협한 의견들이 게재됐다. 여기엔 세 가지 편견이 존재한다. 첫째, 한국의 아줌마는 가사 노동만 잘 하면 된다. 둘째, 남편은 여자에게 돈을 잘 벌어다줘야 하는 존재다. 셋째, 기혼 여성은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주부나 젊은이, 누군가의 남편이나 엄마라는 페르소나(Persona, 역할 가면)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미우새’의 MC 역할에 한혜진이라는 캐릭터가 적합하느냐다. ‘미우새’는 자식을 둔 유사 어머니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예능이다. 이때 한혜진은 어머니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단아한 외모와 이미지는 물론, 조근조근한 말투로 상황을 정리하는 침착함과 예의바름으로 중무장했다.

한혜진은 어떤 젊은 타 여성 진행자와 비교할지라도 ‘미우새’에 가장 최적화된 진행자로 보인다. 그렇다면 최소한 ‘미우새’ MC 자격에 관련해, 주부와 젊은이의 구도로 일자리를 상환 배분할 것이 아니다. 누가 더 잘 하느냐. 대답은 간단하다. 한혜진이 가장 잘 한다.

 

사진제공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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