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x 다큐 제작자 자로 “주황색 괴물체만 밝히면 게임 끝”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다큐멘터리 ‘세월 x’는 침몰했던 비극을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비극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바라고 국민이 기억 속에서 잊혀지길 바랐지만, 그들의 바람대로 역사가 진행되진 않았다.

‘세월 x’의 진실규명에 대한 출발이 최초 언론을 통해 보도될 어쩌면 이 기사에 눈길이 끌린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진실이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누리꾼의 작은 외침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작은 희망이 불빛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소망도 있었다. ‘세월 x’ 영상이 또 다른 촛불이 된 이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가 부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권력은 너무나 잔인했다. 아이들이 하늘의 별이 돼 버렸던 그 순간, 현장보다는 관저에서 ‘혼밥’을 먹었던 권력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아무 것도 규명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30일 특조위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종료시켰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자신과 얽히고 설킨 모든 것들에 대해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라는 명령이었다. 자신은 절대권력이기 때문에, 비극은 개돼지들의 몫일 뿐, 자신과는 별개의 삶이라는 이해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특조위는 그런 청와대와 끝없는 투쟁을 전개했다. 3차 청문회까지 진행하며 말라버린 진실을 찾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권력은 그런 ‘작은 몸부림’조차 철저히 통제했다. 정부기관의 비협조와 방해 등으로 특조위 조사는 사실상 무력화 됐다.

그들은 왜 그토록 잔인하게 세월호의 진실을 숨기려고 했던 것일까. 왜 ‘세월호 유가족’을 좌파 및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려 했던 것일까. ‘세월 x’가 이에 대한 일정부분 정답을 제공하고 있다.

‘세월 x’ 다큐멘터리를 만든 누리꾼 수사대 자로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에 대한 놀라운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만약 검찰이 내린 결론이 맞다면 각종 연구소에서 시행한 시뮬레이션 자료가 실제 세월호의 항적과 일치해야 한다”라며 “그런데 이제껏 시행했던 그 어떤 시뮬레이션 자료도 지금 현재 나타나고 있는 세월호의 항적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세월호의 항적은 사고 당시 일어났던 항적은 굉장히 급격한 급변침을 하고 있다”라며 “반면에 각종 시뮬레이션 자료는 실제 세월호의 항적보다도 훨씬 완만한 형태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잠수함과 세월호가 부딪혔다는 기존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진도 VTS 레이더영상에 나타났던 주황색의 괴물체가 있다. 그 주황색깔 괴물체를 컨테이너로 봤는데 저는 그게 과연 컨테이너일까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괴물체가 나타난 지점에 컨테이너가 떨어지려면 세월호가 오른쪽으로 이렇게 우회전하면서 급회전을 하게 됐는데 우회전을 시작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곧바로 물건이 떨어지지 않으면 컨테이너가 떨어지지 않으면 괴물체가 나타난 그 지점에 컨테이너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문제는 이른 시점에 컨테이너가 떨어지기에는 그 시점에는 세월호가 충분히 기울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 것은 물리학적으로 따져 봐도 그렇고 생존자들의 진술이라든가 아니면 그 당시에 조타실에 있었던 조타수 조준기 그리고 기관장 박기호 이런 사람들이 선수 갑판에 있었던 컨테이너가 떨어지는 모습을 증언하는 데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못 박았다. 또 세월호가 당시 일상적인 평온한 바다에서 잠수함이랑 부딪힌 게 아니라 배가 돌고 있는 힘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잠수함이 같은 방향으로 힘을 가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시했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잠수함일 수도 있고 다른 나라 잠수함일 수도 있다”라며 “어느 나라 잠수함일지는 확실하게 저희가 단정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그런데 잠수함이라고 이렇게 확실하게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뭐냐 하면 그 당시, 아까 말씀드렸던 그 괴물체. 그 괴물체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잠수함 충돌이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긴 이유에 대해선 “이 부분은 제가 그냥 추정을 해야 될 것 같다. 이 부분은 그냥 함부로 얘기했다가는 위험한 부분이기는 해서, 그냥 개인적인 추론”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나라 해군은 그다음 해에 굉장히 세계적인 대기록을 하나 세운다. 세계 최초로 200만 미터 무사고 세계 신기록을 세운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기로 23년 동안 무사고 행진을 이어가서 세계 해군 잠수함 역사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라며 “도 하나가 더 있다. 그게 뭐냐 하면 바로 작년에 우리나라가 인도네시아로 세계 다섯 번째로 잠수함을 수출한 국가가 됐다. 이게 중형승용차 몇 만 대를 파는 것과 같은 파급 효과, 몇 조 단위의 경제적 효과가 나온다. 그래서 그런 추측도 가능하다”고 했다.

“만약 나중에 이 사실이 들키게 되면 정말 목숨 다칠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그것 때문에 감추고 갈 수 있을까 선뜻 이해는 쉽지 않은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선뜻 이해가 쉽지 않아서 사실 그것 때문에 우리가 소위 말하는 구조가 지연됐다는 의혹 아니면 선원을 먼저 찾으려 했다는 그런 의혹. 이러한 것들과 혹시 연결돼 있지 않나 그런 의문까지 사실 갖게 됐다”라며 “어떻게 보면 이 세월호 사건은 정말 저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조금 무서운 일이 숨어 있지 않을까 그런 상상마저 든다”고 말했다.

잠수함과 충돌했을 경우 잠수부들이 이를 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보기가 힘들다”라며 “왜냐하면 지금 세월호는 수면 아래에서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즉 좌현 선수 부분이 배 밑바닥, 해저에 닿아 있기 때문에 그 파공이 있는 부분을 지금 볼 수가 없다. 알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인양하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인양이 계속 차일피일 미뤄지고 해를 넘기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늦추고 있는 이유가 바로 잠수함 충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해군3함대 레이더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강력한 특조위가 만들어져야 된다”라며 “그러니까 괴물체가 컨테이너냐 아니냐. 이거면 답이 끝난다. 만약에 컨테이너가 아니라면 게임 끝난 것이다. 답은 하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것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사실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 그게 바로 레이더 영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 외력임을 증명해 주려면 결국 군을 수사하고 그리고 청와대를 수사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단체가 필요한데 특조위가 필요한데 이 특조위가 지금 아무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조위 부활에 명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세월 x’ 다큐를 만든 이유가 다름 아닌 특조위 부활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 x’는 실제로 파괴력이 무척 커 보인다. 무려 8시간 49분짜리 동영상이다. ‘세월 x’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정치권은 조용히 입을 다물며 논평조차 내지 않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고, 군 당국만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을 뿐이다. 워낙 사안이 주는 파괴력이 커, 누가 먼저 입을 여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세월 x’ 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정부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조타수의 조타 미숙·과적·고박 불량·복원력 상실’이라고 발표했지만, ‘세월 x’ 영상은 이른 전면으로 반박했다. ‘세월 x’에서 자로의 과학 자문을 맡은 김관묵 이화여대 교수는 “레이더에 잡힐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쇠로 된 물체여야 한다. 그 정도 크기로 (레이더에) 잡히려면 상당한 크기의 물체여야 한다”며 “그 정도라면 사실 선박 정도인데, 잠수함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로는 또 ‘외력 침몰설’의 또 다른 근거로, “세월호가 기울기 전에 충격음을 들었거나 동시에 들었다는 사람들은 ‘쿵’ 등의 단음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며 “사고 15분 전 3층 소파에 있던 탑승객이 밖으로 튕겨져 바다로 떨어졌다. 서서히 기우는 일반 침몰사고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세월 x’ 영상을 통해 주장했다.

‘세월 x’가 또 다른 거대한 촛불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보안상 이유로 군 레이더 영상을 밝히지 않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가 침묵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