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난 모르는 일”...야권 “또 다른 법률 미꾸라지”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조윤선 장관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현재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가 그랬던 것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도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우병우처럼 각종 범죄 의혹으로부터 깨끗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론은 조윤선 장관에 대해 싸늘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최순실 씨의 머리에서 나온 ‘블랙리스트’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조윤선을 거쳐 문화부에 내려왔다는 언론 보도 역시 사실일 것이라고 국민은 믿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구역질나는 정부입니다. 야만의 정부입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고은 시인의 말이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는 세계적인 시인을 지원해주지는 못할망정 블랙리스트에 올린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에 대한 ‘탄압’에 조윤선 장관은 과연 개입을 했을까, 아니면 조 장관의 주장대로 전혀 모르는 일일까.

야권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우리 국민은 김기춘, 우병우에 이어 또 한 마리의 ‘법률 미꾸라지’에 분노하고 있다”라며 “바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고 맹비난했다.

보도들에 따르면 조윤선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블랙리스트의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본적도 없다”고 부정하고 있다. 특검이 자신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까지 현장에서 압수했는데도 “왜 압수수색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오히려 이 기회에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당당함을 피력했다.

이에 김 의원은 “법조인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관을 두 번이나 지내며 호가호위한 조윤선 장관은 김기춘, 우병우에 못지않은 뻔뻔한 모습으로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고 일갈했다.

현재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이미 복수의 전·현직 문화부 공무원들은 “조윤선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낼 때 주도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문화부에 내려 보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유진룡 전 문화부 장관도 이틀에 걸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블랙리스트를 목격했고, 리스트 작성의 배후가 김기춘과 조윤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윤선 장관은 여전히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심지어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집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김영주 의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단순히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예술인들에게 정부가 지원하지 않도록 했다는 직권남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며 “유진룡 전 장관이 말했듯이 이 문제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한 제도적인 범죄행위’”라고 성토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윤선 장관은 전날 “특검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참고인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조윤선 장관은 즉시 사퇴하고 참고인 조사가 아니라 ‘피의자’로 특검 조사를 받아야한다”며 “혐의내용을 부인해 온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특검 조사를 받다가 긴급체포됐다. 조윤선 장관도 더 이상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도록 긴급체포해서 수사해야한다”고 압박했다.

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조윤선 장관을 즉각 물러나게 해야 한다”라며 “범죄 피의자가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의 1년 업무를 책임지게 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이 조윤선 장관을 물러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옹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야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잇다.

 

한편 개혁보수신당(가칭) 이혜훈 의원은 이날 tbs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 “재벌 사모님들이 ‘나한테 최순실을 여왕님 모시듯 데리고 온 사람이 조윤선 장관인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고 하는 전화를 받은 분들(의원들)이 있다”며 “조윤선 장관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서로 친분이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조윤선 장관이 그동안 최순실 씨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밝힌 것을 반박하는 제보가 정치권에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윤선 장관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이혜훈 의원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이 의원의 발언은 허위에 의한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판단돼 이에 대해 즉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윤선 사진제공 = 문체부 / 국무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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