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신천지와 연관성에 대한 의혹 보도에 대해 해당 종교의 ‘언론사 괴롭힘’이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마치 신도들이 작정한 듯 관련 의혹을 보도한 모든 언론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루스토리도 마찬가지다.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전화를 걸어 항의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한 가지다. 공통된 분모를 갖고 있다. 우리가 정의라는 것이다. 그래서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다. 기사를 포털사이트에서 내리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언론사를 찾아가 행패를 부릴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협박한다.

언론사의 입장에선 업무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의혹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기사를 포털사이트에서 내려야 한다면, JTBC와 같은 언론사는 모든 기사를 포털에 송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트루스토리처럼, 이미 기존의 언론에 보도된 것을 재가공해서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들에 대한 항의는 그나마 양반적이다. 이들은 힘 꽤나 있는 메이저 언론에도 전화를 걸어 사실상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과 진배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은 반 총장과 여성단체 IWPG(세계여성평화그룹)의 김남희 대표가 찍은 사진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해 “반 총장은 김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말했는데, 신천지 측도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판적 언론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우호적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또 포털 등에 IWPG는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연관됐다는 인터넷 매체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신천지 홍보실 측은 “IWPG 김남희 대표가 신천지 신도인 것은 맞지만 IWPG와 신천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고, 언론사에 항의전화를 하고 있는 신도들 역시 이러한 주장과 한 배를 타고 있다.

보도된 경위나, 보도 내용을 더욱 더 세밀하게 취재를 하겠지만, 유력 대선주자가 특정 유명 종교인과 함께 다정하게 사진을 촬영했다는 건, 충분히 뉴스가치가 있고 그래서 보도하는 게 마땅하다. 이를 종교인들이 따질 이유는 없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언론은 의혹에 대해 보도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언론사 데스크를 쥐락펴락하기 위해 마치 ‘최순실처럼’ 행동대장 역할에 올인하고 있다. 기사를 삽입해라 기사를 삭제해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은 데스크 뿐이다. 하지만 종교인들은 언제부터인가 ‘수의 논리’로 언론사 데스크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힘없는 언론사들은 소송 등이 두려워 그들의 집단적 몸부림에 결국 굴복하고 만다. 그리고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마이너 언론사들은 또 다른 취재를 아예 포기하고 만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만 송출되는 트루스토리의 경우도 이 지경인데, 네이버에 기사가 송출되는 언론사들이 겪는 고충은 어떠할까. 그들은 “당연한 요구”라고 하지만 일각에선 “광란의 칼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모든 종교인들이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광신도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들은 늘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면서 공포를 일상화하고 있고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그래야만 그들의 절대적이고 신앙적인 집단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트루스토리는 관련 기사를 일단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삭제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업무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트루스토리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삭제한 것은 아니다. 그들의 비정당한 요구에 겁먹고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홈페이지 기사마저 삭제할 경우 그들의 의도한 바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종교의 가치도 물론 중요하다. 비정상적인 언론 보도와 비정상적인 종교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소멸된다. 굳이 지금처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 그럴수록 더 의혹만 생겨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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