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패딩을 훔쳐서 50대 아버지에게 주고 싶다는 누리꾼 사연 왜?

 

[트루스토리] 조정현 기자 =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변한 건 하나도 없다. 한국사회를 밑둥부터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많은 국민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겼다.

‘가진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아니라 ‘비리 주범자’들이 세상을 쥐락펴락했다는 사실에, 무능력하고 무개념인 사람들이 한국사회를 진두지휘했다는 사실에 국민은 놀랐고, 촛불을 들었다.

그렇다면 세상은 바뀌었는가. 우리는 최순실이 구속된 그 순간, 그 기억을 이제는 흘러간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새롭고 희망이 가득한 사회를 기대해도 되는 것인가.

홀로 키운 외아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 때 입을 옷을 훔친 5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우리 국민은 그러나 분노하지도 분개하지도 않았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도 여전히 처벌을 받지 않는데 저 사람은 아마도 수갑을 차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유라 패딩을 뺏어주고 싶다”고 글을 남겼다.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지목•구속됐지만 국회 청문회장에조차 나오지 않았던 최순실, 그리고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여전히 목에 힘을 주고 자신들의 권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가 권력을 조롱하고 있다. 검찰을 비웃었으니, 특검을 비웃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마지막까지 명품으로 자신들을 도배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자랑했다. 국민은 세월호 참사에 이어 국정농단의 시계에 멈춰버렸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구원투수가 한국사회를 지배하길 기대하고 갈망하고 있다.

그렇다. 세상은 전혀 변한 게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국민은 우려하고 있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제2의 최순실이 등장할 것이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돈이 없는 서민은 물건값을 지불할 능력조차 없어서 감옥행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그려질지도 모른다.

외아들 결혼 상견례를 앞두고 광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9만 9000원짜리 겨울용 외투를 훔친 50대 일용직 가장의 이야기가 4일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공범, 피의자 박근혜는 여전히 ‘억울하다’ ‘순수한 마음이다’라며 감옥에 가지 않고 있는데 힘없는 서민은 순수한 마음에 죄를 저질렀는데도 감옥에 가야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잘못된 선택이지만 국가 공권력이 아버지의 바람을 읽어달라는 간절한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죄가 나쁘다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하지만, 또 다른 한켠에서는 국정농단 세력에 비하면 죄라고 할 수 없다며 ‘이중적인 사회’에 비통하다고 적었다.

상당수 누리꾼은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지난 2일 덴마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과 비교하며 한국사회가 단단히 중병을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지도층은 여전히 이런 비극적 현실에 대해 알려고 하지도 않고 모른 척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국정농단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때문에 누리꾼들이 직접 나서 “정유라 패딩을 훔쳐서라도 가난한 분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정유라 패딩이 전날부터 주요 포털 실검을 강타하고 있다. 검색어로 오랜 시간 등극하는 데는 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여전히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