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로부터 ‘등 돌린 조카’ 장시호, 태블릿PC로 최순실의 추악함을 세상에 알리다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주인공은 결국 장시호였다. 이모의 추악함을 뒤늦게 깨달았는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권력이 자신을 이용했다는 데 대한 극한 배신감을 느꼈는지 또한 현재로선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장시호 또한 한때 권력을 쥐락펴락하는 주체였고, 그 또한 ‘공범’인 까닭에 그의 변화를 변심이라고 보기에도 변절이라고 규정하기에도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 다만 수사는 생물이고, 장시호 씨 또한 하나의 주체적 인간으로서 ‘시대의 흐름’을 일정부분 읽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장시호 씨의 변화가 다른 ‘공범’들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분석도 나온다. 워낙 파괴력이 큰 ‘증거’를 특검 앞에 떡하니 놓고 ‘입’을 열, 그러니까 끝장을 보기로 준비를 하고 있는 까닭에 단순히 그녀가 등을 돌리며 최순실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선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장시호 씨가 ‘어떤 결심’을 내렸는지에 대해 포커스를 더 맞춰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시적 심경 변화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특검을 돕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세인의 관심은 누가 뭐래도 최순실과 박근혜 이 두 사람의 국정 농단에 쏠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마치 커플 댄스를 추듯,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증거가 나오면 ‘조작’이라고 반박하고 언론이 폭로를 하면 ‘괴담’이라고 규정해 버린다.

그리고 그 가족들과 부역자들 모두 두 사람의 신변보호를 위해 증거를 공개하지도 않고, 양심선언을 하지도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순실의 조카인 장시호 씨가 남다른 결정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새로운 태블릿PC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넘겨버린 것이다.

그것도 구속기소 된 상황에서 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조카’의 이 같은 태도 변환에 대해 최순실 씨가 늘 그렇듯 “장시호 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장시호가 제출한 태블릿 PC도 JTBC의 그것처럼 훔친 것”이라고 반박할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장시호 씨가 처참하게 망신을 당하더라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조금은 태도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청문회에서 이모를 보호하기 위해 ‘모른다’를 연발하거나, 또는 “이모가 시킨 일”이라며 이모 탓으로 돌렸던 장시호 씨가 그동안 옥살이를 하면서 어떠한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이모로부터 일정부분 등을 돌렸다는 것이고, 그렇게 이모를 벼랑 끝으로 내몬 셈이 됐다는 것이다.

승마선수 출신인 장시호 씨는 최순실 씨가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사업을 빌미로 이권을 챙기고자 기획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으로 실무를 맡으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후원금 유치 작업을 함께했다.

법조계에서는 “장시호 씨가 수사를 받으면서 사실상 수사에 협조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장시호씨가 수사를 받으면서 수사의 뼈대를 다 읽어버린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 씨도 자신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영원한 오른 팔 역할을 할 수는 없었을 것. 마치 조폭의 생리와 같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장시호 씨가 이번에 제출한 태블릿PC에선 삼성그룹의 지원금 수수 등에 관한 다수의 이메일과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 자료’ 중간 수정본이 발견됐다는 점을 감안, 사실상 ‘뇌물죄’로 더욱 더 대통령을 포위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장시호 사진 출처 = 국회방송 티브이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