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찾지 못하고 있는 고영태, 최순실의 대반격도 시작됐다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틀 연속 뜨겁다. 고영태는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 실검 1위를 이틀 연속 유지하고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고영태 전 이사의 최근 행보가 수상하기 때문.

앞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4차 심판에서는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앞뒤가 안 맞는 증언으로 탄핵심판을 무력화시키고, 거짓과 위선으로 일관했고,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도 어처구니없는 핑계를 대며, 진실을 피하고 혼선을 꾀하여 헌재의 심판을 교란했다.

즉, 박근혜 게이트의 관련자들이 불출석, 진술거부, 증거부인, 잠적 등의 한결 같은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조직적인 시나리오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 됐다.

고영태 전 이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숨막히는 현실을 고발하고, 권력의 치부를 하나 둘 드러낸 까닭에 박근혜 권력을 끝까지 유지하려는 세력들에게 미움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박 대통령을 비롯해 국정농단 가담자들은 헌법질서를 농단할 때와 똑같이 탄핵심판에 임해서도 기발하고 초법적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몰염치하고 부도덕한 작태가 고영태 전 이사에게도 작용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이지 않는 권력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박근혜 게이트 관련자들을 지금도 보이지 않게 조종하고 있는 조직적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고 있고, 여기서 고영태도 ‘희생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

이러한 합리적 의심이 나온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증인으로 채택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류상영 전 과장의 소재 파악을 경찰에 요청했기 때문. 헌재는 지난 13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소환된 고영태 이사와 류 과장이 이사를 해 이들의 소재를 20일까지 파악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헌재에 따르면, 고영태 전 이사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증인신문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반송됐다. 고영태가 늘 거주하던 집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의 신분에 무슨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일각의 우려대로 ‘납치가 됐던’, 혹은 스스로 ‘잠적했던’ 이도 아니고 외국으로 도피를 했던 간에 거취에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국회 정론관에 고영태는 없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과 K스포츠 재단 노승일 부장 등 비대위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를 통해 해임이 결정된 정동춘 이사장의 전횡을 밝혔는데 당시에도 고영태 전 이사는 자리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는 사람 또한 없었다.

손혜원 의원은 고영태 전 이사를 ‘판도라의 상자를 연 사람’이라고 평가할 만큼 고영태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씨를 비롯한 민간인 국정농단 사태의 중요한 증인 역할을 해왔던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결국 갑작스런 고영태씨의 ‘사라짐’에 의문부호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고영태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다. 또한 다른 범죄자는 잘도 찾아내던 경찰은 어찌된 일인지 고영태 전 이사는 지금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최순실의 눈치를 보는 권력의 입김에 의해 의도적으로 고영태를 안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롱마저 나올 정도다.

일각에선 고영태 전 이사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해외(태국으로 추정)로 출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비대위 측에선 “외국으로 나간 건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고영태 전 이사와 류상영 전 과장에 대한 소재 탐지를 관할경찰에 요청한 것은 두 사람이 오는 17일 진행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열릴 증인 심문에 증인으로 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류 전 과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에게 “태블릿PC의 소유자가 고영태이고, 이를 JTBC가 절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때문에 헌재는 고영태와 류 전 과장을 불러 ‘누가 소유자인지’ 밝힐 예정이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신변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고영태만 쏙 증발해버린 모양새다.

당연히 고영태에 대한 출석요구서의 우편 송달이 실패하거나 경찰의 소재 파악이 늦어지면 신문 일정 연기는 불가피하게 된다. 일각에선 고영태의 이러한 증발이 누군가에 의해 탄핵심판을 지연하겠다는 의도의 일부분이 아니냐는 다소 위험한 질문까지 던지고 있다.
   
고영태는 지난달 7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가 김 전 차관을 어떤 존재로 바라봤느냐”는 질문에 “수행비서?”라며 “뭔가 계속 지시하고 얻으려 하고 했던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날카로운 증언을 쏟아냈다.

최순실 측 "고영태가 실질적 오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묘하게도 고영태를 향한 최순실의 반격도 시작됐다. 최순실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3일 열린 최씨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의 서류 증거들에 대한 변호인 측 의견을 밝히며 고영태를 겨냥해 “더블루케이의 실질적 오너로, 최씨를 이용하려고 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고영태를 비롯해 상당수 증인들이 제대로 출석을 하고 있지 않아서 당초의 이 탄핵심판의 목적인 신속 공정한 재판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고영태 행방이 묘연한 것도 소송 지연 전략을 펴는 것 중의 하나로 읽힌다”고 말했다.

고영태 사진 = 손혜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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