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반기문, 기자회견 통해 ‘타도 문재인’ 외칠까

 

[트루스토리] 남진희 기자 = 반기문 기자회견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침묵을 지켰던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설 연휴기간이 끝나기 무섭게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

즉, 반기문 기자회견에 대한 관심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보수정권 재창출을 한다는 이유로 그간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이 31일 국민 앞에서 ‘어떤 선택지’를 언급하느냐는 것. 새누리당을 선택할 가능성인 사실상 희박해진 상황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할지, 아니면 바른정당을 선택할지 그의 입에 대한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정치 지도자’들과의 1차 연쇄 회동을 마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선승리를 위한 정치권 연대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다.

물론 반기문 전 총장의 수식어였던 ‘반반화법’이 이날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설 연휴 유력 정치인을 접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정당에 입당할지, 신당을 창당할지 등과 관련한 정치적 행보를 구체화하지 못하고 교과서처럼 개헌을 고리로 한 ‘빅텐트’ 수준의 연대만 강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기문 캠프 측 관계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오후 3시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라며 “개헌에 대한 반 전 총장의 청사진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반기문 기자회견이 기성 정치인을 흉내내고 있는 그만의 ‘정치적 꼼수’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적 연대를 모색할 대상으로 꼽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저울질을 하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인 까닭에 ‘보수후보’로서 자신의 위치와 역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일단 기자회견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반기문 기자회견 예측’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뒤 “개헌 국민 여론이 65%가 넘고 국민 여망을 받들겠다. 개헌을 반대하는 패권주의에 맞서 범개헌연대를 구성해 국민 대통합과 정치를 교체하겠다”고 예견한 뒤 “지지율에 개의치 않고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누구라도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각에선 기존의 양강 구도와 달리, 자신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면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보적 선두로 치고 나가자, 기존의 정치권이 하던 방식으로 ‘반(反) 문재인’이라는 네거티브 구호를 통해,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정체적 딜레마’를 풀려고 하는 의도가 반기문 기자회견에 담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실제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최근까지 제 3지대 정치권 인사들과 잇따라 만난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간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비문(非文) 연대’를 촉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미 반기문 캠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호남 공포증을 사실상 극복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더욱 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까닭에, 문재인을 반드시 잡아야 할 반기문 전 총장의 입장에선 귀국 후 우왕좌왕 했다는 평가를 없애기 위해선 ‘타도 문재인’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편 바른정당 오세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기문 전 총장이) 바른정당과 함께 할 수 있는, 가급적이면 (당) 내부로 모시고 오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제가 거기에 힘을 쏟는 것으로 (최고위 내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반기문 기자회견 사진출처 = 트루스토리 DB / 유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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