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유감] 황교안 시계, 반기문의 쇼, 여권의 이런 삼류 정치 어떻게 바라볼까?

 

[트루스토리] 조정현 기자 = 황교안 시계 사건은 황교안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철학적, 정치적, 사회적 인식이 없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저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그 누구보다 ‘공안정국’을 조성할 수 있는 인물을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이 물색하던 중, ‘운 좋게’ 국무총리가 됐고, 사실상 탄핵 정국에서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는 등 ‘가장 먼저’ 버림을 받는 존재가 됐지만, 정치인들이 간과하는 바람에 아주 운 좋게 생명을 연장하며 ‘권한대행’을 하게 됐다면 그 누구보다 ‘권한을 대행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했지만 황교안 총리는 그러지 않았다.

평생 경험해 볼 수 없는 ‘대통령’ 자리에 올라가는 바람에, 황교안 총리는 무척이나 설레였을 것이고, 들떴을 것이고, 흥분됐을 것이고, 이 때문에 ‘넘어선 안 될’ 선들을 넘고 말았다. 황교안 시계는 딱 그 수준이었던 것이다.

주변에서 ‘시계를 만들자’고 재촉해도 손사래를 쳤어야 했지만, 그는 자랑하고 싶었고, 과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치 대통령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아니라 ‘연예인처럼’ 누군가 옷을 입혀주고 누가 써준 것을 그대로 읽는 듯,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듯, 황교안 총리도 그런 기괴한 모습을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황교안 시계를 만들어, 그것도 탄핵 정국에서 여기저기 배포하진 않았을 것이다.

황교안 시계 사태를 바라보면 그의 지혜가 미치는 한계를 엿볼 수 있다. 황교안이 마치 대통령에 취임한 듯한 착각에 빠져 분수를 모르고 행동하고 있다는 질타는 단순히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지적이 아니라, 실제 국민 상당수가 느끼는 공통된 질문이자 지적이다.

하라는 ‘특검 연장’은 사실상 거부하면서 그는 ‘시계 제작’에 집중했다는 세간의 비판은 그래서 그의 입장에선 억울하더라도 들을 수밖에 없는 쓴소리다. ‘대통령 흉내’를 냈으면 국민의 비판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팬 클럽’이 그 자리는 아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은 24일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 제작·배포 논란에 대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이 공식직함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번에 논란이 되는 시계는 ‘기념품’이다. 손목에 차는 시계 가운데, 국가에서 주는 시계가 ‘기념품’이 아닌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높은 분들이 아랫사람들에게 ‘이거 하나 받아라’라는 개념으로 선물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황교안은 달랐다. 탄핵이 국가의 경사도 아닌데 ‘기념품 시계’를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황이었다면, 그래서 정확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이해하고, 또 국민을 걱정했다면 참모들이 설령 ‘관례적으로’ 또는 ‘법적으로’ 시계를 만들어 배포했다고 하더라도 ‘그러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권력욕에 눈이 어두운 그는 ‘과시하고’ 싶었다. 한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도 자존심은 없었다. 문자 교체에 대해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국민 또한 없다. 실제로 황교안 총리는 신임 총리 지명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보도들에 따르면 황교안 총리는 이임식을 열겠다고 알렸다가 1시간 20분 만에 “국정 공백이 있어선 안된다”며 취소했다. 신임 총리 지명 과정에 청와대와 황교안 총리의 소통이 없었던 것. 그런데 황교안 총리는 권한대행이 된 뒤 박근혜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

국정이 황폐화되고, 나라가 풍비박산이 나고 있는데도 오직 ‘이미지 정치’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쇼라는 의혹은 그래서 나왔다. 그리고 황교안 시계 추문이 터졌다. 소인배 같다는 비아냥이, 일제시대 때 팔에 완장을 찬 머슴을 보는 것 같다는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그런 그의 눈치를 보고 있다. 말로만 ‘탄핵을 할 것’이라고 논평을 통해 협박을 할 뿐, 실천에 옮기지 않고 있다. 황교안의 이런 행보를 관망하고 있을 뿐이다. 오십보 백보라는 뜻일까. 정치권인들이나, 황교안이나, 박근혜나, 다 똑같다는 의미일까.

황교안 대행 측은 시계 논란이 커지자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은 공식직함”이라고 강조했다. 직함이 총리이고, 현재 어쩔 수 없이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데도 직함이 권한대행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현재 대통령은 황교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대행 측은 일선공무원을 격려하고, 공관초청 행사 등에서 시계를 사용한다고 했지만, 국민은 그가 공무원을 격려할 필요도 없고, 공관에 초청할 필요도 없으니, 특검을 연장하라고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특검을 연장할 경우, 우병우도 죽고 자신도 죽는데, 왜 특검을 연장할까. 그런 면에서 황교안은 바보가 아니다.

대행 몇 개월을 하는 동안 황교안은 시계를 만들었다. 만약 그런 그가 기적이 발생해 정말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반기문이 며칠 동안 ‘재미있는 쇼’를 선사하더니, 황교안도 마지막에 ‘쇼’를 보여주고 있다. 공통점도 있다. 자폭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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