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이정미 출근길에 접한 헤어롤, 새로운 대한민국을 가는 지름길로 봐도 될까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이정미 출근길에 접한 이정미 헤어롤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뭐랄까. 희망을 주는 나무로서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 새로운 대한민국의 탄생, 그 탄생의 미묘한 때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자 하는 국민의 바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은 또 아닐까.

물론 이런 고차원적 이유보다는 언론의 본질상 ‘흥미 위주’ ‘가십 위주’로 다가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1분 간격, 2분 간격으로 쏟아지는 이정미 출근길 모습은 그의 머리에 달려 있는 ‘헤어 롤’에 집중되고 있다. 또한 누리꾼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고, 이런 해석은 어쩌면 모두 맞아 떨어져 보인다.

껍질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가기 위한 발걸음에서 머리에 헤어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건, 그만큼 의미심장하다. 그래서 이정미 출근과 관련된 일거수일투족은 침체된 대한민국에서 새파란 별을 뜨게 하는 이슈와 연관성을 지닌다.

이는 역으로 세월호 참사 7시간 동안 청와대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우리 국민이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던 그 순간, 박 대통령은 출근을 서두르지 않고 도대체 7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런 역사적 의미에서 보자면 이정미 출근 당시 보여준 헤어롤과 함께 한 ‘서두름’은 앞으로 자라날 희망을 지닌 나무를 연상케 한다.

꽉 막힘 속에서 깨어남을 염원하는 국민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국정농단의 연속이라는 파멸로 가는 길이 아니라 깨어남으로 가는 길로 읽힌다. ‘이정미 헤어롤’이 주요 포털 검색어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 모두를 긍정하는 ‘미래의 노래’를 헌법재판소로부터 들을 수 있을까. 두근거림이 가득하다. 설레임도 가득하다.

두려움도 물론 존재한다. 헌법재판소가 쏟아낼 문장들의 행간마다 아로새겨져 있을 정치적 의미는 어떤 것인지 또한 궁금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 큰 화두가 오늘 국민 앞에 주입된다. 개중에 몇 편의 문장들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테고, 또 일부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치열한 토론 끝에 나온 결과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그 모든 걸 승복해야 하는 운명과 마주했다. 그리고 분명한 건, 이 또한 역사발전의 인식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시선은 오늘 이후로 약화 되어선 안 되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의의 촛불은 더욱 더 힘차게 타올라야 한다. 그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싸운 촛불시민들의 바람이다.

국민은 그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무척이나 험난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자신의 과거마저 모두 부정한 ‘공범’ ‘피의자’ 박근혜와 최순실과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미 헤어롤 이미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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