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어리 기자 비판받는 속사정
서어리 기자 둘러싼 잡음과 의혹 제기...무엇이 잘못됐나
프레시안 조합원 "서어리 기자, 정기총회 출석해서 해명하라"

▲ 사진 = 동영상 뉴스 캡쳐

[트루스토리] 주은희 기자 = 서어리 기자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가 혹자의 지적과 의심대로 누군가의, 또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따른 ‘공작 차원’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저격했다고 확신을 짓거나 단정을 짓는 건 현재로선 무리로 보인다. 또 그럴 수도 없다.

서어리 기자가 ‘친구’로부터 정보를 받아서 취재한 것을 두고서도 ‘뉴스 가치가 있다, 없다’라며 논쟁이 뜨겁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이슈가 된다면 ‘친구’는 물론이고 ‘가족’으로부터도 ‘소스’를 제공받아 기사화시킬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취재원이 나타나야 하고, 또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게 기자다. 다만 ‘정확한 팩트’를 보도하기 위해선 동서남북 모두를 찔러 보아야 한다. 그런 뒤에도 여러 논쟁이 제시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는 늘 데스크와 열띤 토론을 벌이고, 그 속에서 ‘결과물’을 찾은 뒤 지면이나 온라인 지면과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내보낸다.

서어리 기자 논란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부족했고 그런 그림 또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봉주 전 의원의 지적 뿐 아니라 복수의 누리꾼들의 반발 내용은 한 가지다. 프레시안 보도 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제기됐다. 정봉주 전 의원은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는 미투운동 자체는 정봉주 전 의원이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매체든, 또 어떤 기사든 ‘보도과정’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독자들에게 정정보도를 통해 사과를 하면 된다.

하지만 서어리 기자의 보도에 대해 프레시안은 23일이든, 24일이든 “날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뉘앙스로 계속 반격했고, 스토리도 조금씩 바뀌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 같은 점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이는 미투운동을 바라보는 시각과 흡사하다.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쪽에선 “날짜가 중요한 게 아니”라며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에 방점을 둔다.

물론 그러한 주장 역시 결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미투 운동’이 아니라 ‘언론사 폭로’일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언론사 보도의 경우는 ‘6하 원칙’이 기본이다. 날짜도 반드시 정확해야 한다.

결국 “날짜가 23일이든 24일이든 중요한 게 아니”라는 취지의 보도는 또 다른 피해자를 유발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당장 의혹의 당사자는 23일에 무엇을 했는지, 24일에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결국 진보언론으로서 프레시안을 그간 사랑했던 일부 독자들로서는 쇼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외견상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프레시안과 서어리 기자가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확신하며 추가 보도를 계속할 수도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어리 기자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이 실망감을 표출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주요 포털 실검 1위에 오른 서어리 기자는 지난 2015년 '국제앰네스티언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여성 문제, 세월호 유가족 문제 등에도 폭넓은 관심을 가져왔던 기자였다.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진보 언론이 진보 인사를 ‘비판하는 기사’ 만큼은 제대로 승부수를 걸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봉주 전 의원에게 “그날 성추행을 했죠?”라는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의 공격법이 아니라 정봉주 전 의원이 정말로 성추행을 그날 했는지를 정확한 데이터로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는 의미다. 그런 경우 그 누구도 정봉주 전 의원을 지지자라는 이유로 옹호하진 않는다.

이런 점이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서어리 기자 역시 침묵행보로 일관하고 있는 까닭에 서어리 기자의 ‘기자로서’ 진심도 왜곡되고 있고, 취재 의도를 둘러싼 논쟁은 또 다른 논쟁을 유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어리 기자로선 억울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확신을 갖고 있다면 더 구체적인 자료로 후속 보도를 하는 게 옳다. 현재로선 서어리 기자의 보도가 오히려 정봉주 전 의원의 날개에 더 큰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당장 프레시안 ‘조합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서어리 기자의 해명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프레시안 조합원이라 밝힌 글쓴이는 지난 10일 ‘정봉주 사건에 대해 17일 정기총회에 서어리 기자 출석 및 해명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최근 미투 운동으로 여러 사건이 폭로됐지만 정봉주 사건은 다른 사건들과 상이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 같다”면서 “점점 프레시안을 못 믿을 언론사로 여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봉주 전 의원 관련 후속기사가 타 언론사에서는 나오지 않고 프레시안 위주로 나온다”며 “왜 프레시안이 낸 정봉주 관련 기사가 타 미투 관련 폭로 기사에 비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해당 기사가 정확한 팩트 체크를 한 것인지, 반박할 수 없을 증거가 있는지, 팩트 체크를 하고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검증한 사실을 지금까지 독자에게 잘 전달했는지 점검하기 위해 기사 작성자인 서어리 기자 출석 및 해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어리 기자 비판한 정봉주 전 의원 이미지 = 뉴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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