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논란이다. 보수야당과 언론은 KDI의 보고서를 두고, 국책연구원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대서특필하고, 이때다 싶었는지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까지 가열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실제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을 위축시킨다는 우려에는 사실상 근거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특별히 감소하지 않았고, 추후 고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부분도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세부 내용 또한, 한국의 실제 수치가 아닌 외국의 추정치를 가져다가 한국의 사례를 짐작한 것에 불과했다.

이렇듯 ‘근거 없는’ 우려에 정부여당이 동조하고 있는 현실이 유감스럽다. 사실상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를 늦추는 개악안이 보수야당 뿐 아니라,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협조로 국회를 통과했고 결국 오늘 국무회의까지 통과됐다. 이에 더해 보수야당은 최저임금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기조까지 흔들고 있다. 사태를 자초한 정부여당의 무능력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내 삶을 바꿔달라’는 촛불의 열망을 안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끝까지 노동자의 반대편에 설 것인가. 재차 강조하지만, 지금 손대야 할 것은 최저임금이 아니다.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살인적인 임대료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라는 필수 과제는 그대로 두고, 대다수 노동자의 임금만 빼앗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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