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알루미늄 커피캡슐 사용하겠다고 해놓고 채굴 제품 사용

▲ 네스프레소의 커피 캡슐.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미혜 기자] 캡슐커피 제조 판매업체 네스프레소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의 약속을 지켜야만 받을 수 있는 ASI(Aluminium Stewardship Initiative) 인증 알루미늄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해놓고 이를 어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의 환경과 기업의사회적책임(CSR) 전문 매체인 에코비즈니스(Eco business)에 따르면 최근 네스프레소는 자사의 대표 상품인 커피 캡슐에 필요한 알루미늄을 확보하기 위해 광산 회사인 리오 틴투(Rio Tinto)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네스프레소가 발표한 “ASI의 승인을 받은 지속 가능한 알루미늄을 2020년까지 100% 사용 하겠다”고 한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ASI 인증을 받은 알루미늄이란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소, 폐기물 배출 최소화, 생물 다양성 보호하여 지구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을 말하는데, 정작 네스프레소는 재활용 알루미늄이 아닌 새로 채굴된 알루미늄으로 커피 캡슐을 제조했다.

에코비즈니스는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순환경제 태스크 포스(Circular Economy Taskforce) 위원장이자 학과장인 시람 라마크리슈나(Seeram Ramakrishna)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알루미늄같이 경량 금속은 재질의 손실없이 무한대로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포장재”라며 “알루미늄의 재활용은 쉽고 효율적이어서 폐알루미늄 캔은 톤 당 1186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재활용 산업은 2023년까지 약 4340억 달러의 시장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알루미늄은 생산할 때보다 재활용했을 때 에너지를 92% 덜 소비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95%보다 덜 배출한다”고 했다.

에코비즈니스의 취재 결과 네스프레소의 알루미늄을 재활용은 전세계 제품의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네스프레소 홈페이지에 커피 캡슐이 ‘무한대로 재활용 가능하다’는 내용과도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네스프레소 측은 “커피 캡슐에는 재활용된 알루미늄에는 없는 ‘알루미늄 합금-8011’이 필요 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라마크리슈나 교수는 “네스프레소가 말한 합금-8011은 전성 연철 합금으로 다른 많은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흔한 합금”이라며 이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사용된 모든 재질이 재사용되는 순환 경제에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는 데 더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네스프레소는 100% 재활용된 알루미늄보다 채굴된 알루미늄을 사용하기가 훨씬 쉽지만 순환 모델 경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체 공급 및 가치 사슬에 따라 다른 기업과 협력해 이를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포츠웨어회사 아디다스 경우 해양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신발을 제조하는 순환경제 접근했고, 기술 회사인 델(Dell)은 수명을 다한 컴퓨터 본체에서 금을 모아 새로운 보석 라인을 창출하는 등 많은 회사가 순환경제 접근법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진정한 순환 모델이란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 동안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전체 공급 체인과 중간단계에서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것이며, 순환 모델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재활용 수를 증가하는 것은 단편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스프레소느 물론 앞으로 많은 기업이 제품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일으키는 문제를 인식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생산 과정에 폐기물을 제로로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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