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실업률-대·중소기업 간 차이로 2014년 이후 체감지수 지속 하락

[그래픽=뉴스퀘스트]
[그래픽=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냉랭했던 것은 세대 간 실업률 격차와 대·중소기업 간 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김형석 차장과 심연정 조사역은 11일 한은 조사통계월보 1월호에 실린 '경제 내 상대적 격차에 따른 체감경기 분석'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4년 이후에도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으나 상대체감지수는 지속해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상대체감지수는 업종별 소득 격차, 업종별 생산격차, 전체 취업자·청년 간 실업률 격차, 생활물가·소비자물가 간 격차, 기업 규모 간 가동률 격차 등 다섯 가지 변수를 가중 평균한 체감 경기 지수다.

이에 이런 상대적 격차를 개선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경제성장을 체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최근 상대체감지수가 하락하는 배경으로 세대 간 실업률 격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자료=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자료=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실업률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상대체감지수 하락분 가운데 마이너스 기여도가 -0.115로 가장 컸다. 15~29세 청년 실업률, 전체 실업률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201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기여도가 –0.221로 더 확대했다.

대·중소기업 간 가동률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상대체감지수 하락에 -0.021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기여도가 -0.159로 실업률 격차 다음으로 컸다.

대·중소기업 가동률 격차 확대는 고용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업황이 상대적으로 더 악화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주요 업종은 계속해서 부진했다. 게다가 주요 대기업의 해외 생산 기지 이전이 활발해지며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생산격차도 체감경기를 꾸준히 끌어내리는 요인이었다.

업종별 생산격차는 현재 업황 수준을 과거 장기 평균과 비교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업종 업황이 과거 추세적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하며 업종별 생산격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물가 격차는 금융위기 이후 상대체감지수를 오히려 끌어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안정됐기 때문이다.

업종별 소득 격차는 상대체감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체감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대응 노력도 필요하지만 경제 주체 간의 상대 격차 축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며 "청년층 고용 개선과 대·중소기업 간 균형 발전, 미래지향적인 산업 구조조정에 의한 업종 간 생산격차 완화 등 상대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