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특정감사결과 발표…인권침해, 부실 지도, 선수 상금·후원금 횡령, 보조금 부당 집행, 조직사유화 등

지난해 11월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팀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부회장 일가의 각종 갑질·비리에 대해 폭로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지난해 11월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팀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부회장 일가의 각종 갑질·비리에 대해 폭로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뉴스퀘스트=정병진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일명 팀킴) 지난 해 11월 폭로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의 각종 갑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은정 선수 등 팀킴(김영미·김경애·김선영·김초희)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두 전 부회장 및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김 감독과 장 감독은 부부 사이로 모두 가족관계에 있다.

이에 문체부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일명 팀킴) 선수들이 공개한 호소문과 관련해 특정감사를 실시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감사반의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선수들에 대한 인권침해, 지도자의 부실 지도,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의 부당 집행, 조직사유화 등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합동감사반은 김경두 전 부회장 등 가족 3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하는 등 징계요구, 환수, 기관경고, 개선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방침이다.

우선 김경두 전 부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전후로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총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여자 컬링팀의 주장 선수를 불러놓고 팀내 다른 선수를 질책하는 욕설과 함께 남녀 선수들에게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민정 감독은 여자 컬링팀 선수들이 과거 지도자 또는 다른 지역 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서로 만나면 강하게 질책하는 등 과도한 사생활 통제를 했으며, 그의 남편 장반석 감독과 함게 선수들의 소포를 선수들이 먼저 보기도 전에 먼저 개봉하는 등 부당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독과 장 감독 부부는 또 평상시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선수들을 위한 훈련 지도보다 외국팀 초청, 훈련 계획 수립 등 행정업무에 치중하는 등 선수들의 훈련 지도에 충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선수들이 제기한 국내외 투어 대회에서 획득한 팀의 상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확인한 결과 “2015년 이후 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이 대회에 출전해서 획득한 상금을 관리한 믹스더블팀 지도자(장반석)가 팀의 상금을 상금 통장에 일부만 입금하고 대한컬링경기연맹의 자체 후원금으로 임의 지급한 외국인 지도자 성과급을 팀의 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허위로 정산하는 등 총 3080만 원가량을 횡령한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경상북도체육회 남녀 컬링팀에게 지급된 후원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지도자들 개인 통장에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며 “특정 스포츠 업체에서 지급한 특별포상금 5000만원을 선수들의 동의 없이 본인이 사무국장으로 있는 경상북도 컬링협회 수입으로 계상하는 등 약 9387만 원가량을 부당하게 관리했다”고 밝혔다.

보조금의 부당 집행과 정산 부족과 관련해서도 “김 전 부회장은 2015년 이후 총 237만 원가량을 부당하게 집행 정산했다”면서 “장반석 감독도 2015년 이후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받은 보조금을 총 980만 원가량을 부당하게 집행 정산했다”고 알렸다.

또한 “경상북도 체육회에서 실비로 지급한 숙소관리비 53만원 가량을 선수들에게 부담시켜 편취하였으며,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컬링팀 선수들이 외부에서 강의를 하고 지급받은 강의료 약 137만원을 ‘대한컬링경기연맹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면서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하게 하여 편취했다”고 확인해 줬다.

한편, 김경두 전 부회장의 조직사유화 의혹에 대해서는 “2017년 회장 직무대행 기간 중에 친인척을 채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정관을 위변하여 본인의 친조카를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한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전 부회장의 장녀인 김민정 감독과 사위인 장반석 감독이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불공정하게 채용이 진행됐다”고 공개했다.

또한 “2010년 경상북도 체육회의 여자컬링팀 창단 및 선수 구성 과정에서도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 없이 김 전 부회장과 당시 경상북도체육회 담당 팀장의 협의에 따라 팀 창단 및 선수단 구성이 결정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전 부회장의 장녀인 김민정 감독은 지도자가 아닌 선수로 계약하고 2015년 이후 선수로 활동한 실적이 없음에도 2018년 재계약시 우수 선수 영입금을 지급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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