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부터 주꾸미(갑오징어)전용대, 광어다운샷 낚싯대, 우럭낚싯대, 열기전용대(인터라인대)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위로부터 주꾸미(갑오징어)전용대, 광어다운샷 낚싯대, 우럭낚싯대, 열기전용대(인터라인대)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고기를 잡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작은 하천에서 천렵을 할 때는 고기를 몰아 족대라고 하는 간이 그물망 장치로 피라미 같은 것을 잡기도 한다. 그밖에 주낙, 그물, 통발. 훌치기 채비 등등 수많은 고기 잡는 장치도 고안되어 있다. 그물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30년 전쯤에 강원도 철원에서 군 복무를 했다. 훈련이나 경계활동이 없으면 가끔 힘 좋은 병사 두어 명과 지렛대와 해머를 들고 고기를 잡기도 했다. 하천에서 고기가 숨어 있을만한 바위를 힘껏 해머를 내려치면, 그 충격파로 기절한 고기가 물살에 떠밀려 내려오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모으는 것이다. 쇠지렛대로 바위를 들어 고기가 빠져 나오게 해야 할 때도 있기에 지렛대도 필요하다. 이거야말로 무식하고 힘 좋은 청춘 군발이들이 할 짓이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한 병사는 맨손 고기잡기의 달인이었다. 이름하여 맨손치기. 이 맨손치기는 돌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고기의 눈을 가려 손으로 고기를 꺼내는 기술이다. 손기술과 함께, 아무 돌이나 고기가 있는 게 아니다보니 고기가 있을만한 돌을 찾아내는 눈썰미가 있어야 한다. 투망과 같은 것은 민물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고기잡이의 수단이지만, 이건 불법 어획 도구다.

낚싯대를 사용하는 낚시도 수없이 많다. 낚싯대를 크게 분류하면 민장대와 릴대로 나눌 수 있다. 붕어와 같은 강이나 호수의 연안 낚시, 방파제 볼락 낚시 같은 경우는 릴을 장착하지 않게 설계된 민장대를 사용한다. 고등어 배낚시의 경우도 민장대를 사용할 수 있다. 민장대는 속전속결로 고기를 뽑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맛도 상대적으로 좋다. 하지만 다양한 수심에 대응하지 못하고 원투성이 없는 단점으로 인해 바다낚시에는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 낚싯대가 왜 필요할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의 팔이 짧기 때문이다. 인간의 팔이 닿지 않는 곳에 고기가 있을 때, 그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팔을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인간은 낚싯대라는 도구를 발명해 냈다.

물가 바위에 한 인간이 서 있다고 가정하자. 맑은 물이어서 물속이 들여다보인다. 5미터쯤 앞, 수심 3미터 지점에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있다고 하자. 이 잉어를 어떻게 하면 잡아먹을 수 있을까? 고기를 잡겠다는 욕망이 생기면서, 인간의 두뇌회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걸 잡기 위해서는 5미터 정도의 작대기가 있고, 작대기 끝에 3미터 길이의 줄이나 실을 달고 끝에는 고기를 걸 수 있는 바늘을 달고 잉어가 좋아하는 번데기 같은 미끼를 달자, 이렇게 머리를 굴렸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잉어 입 앞에 잉어가 좋아하는 미끼를 드리울 수 있다.

인류 최초의 낚시는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만든 단순한 채비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5미터 길이의 작대기를 찾다가 물가에 있는 길이 5미터의 소나무를 발견했다고 하자. 이걸 사용해 고기를 잡긴 잡았는데 소나무가 너무 무거워, 투입하는 에너지가 잉어를 잡아먹었을 때의 에너지보다 더 많이 들었다면, 이 인간은 굶어죽기에 딱 좋다. 따라서 이 인간이 굶어죽지 않으려면 소나무보다 가벼운 작대기를 찾아야 한다. 그 인간은 길이 5미터의 좀 더 가벼운 대체재를 찾기에 골몰하다가 대나무를 발견하고, 그걸 사용해 보았다. 그랬더니 훨씬 가벼워 잉어를 훨씬 손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이 경우처럼 낚싯대는 인간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가볍고 튼튼한 재질로 점점 진화한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대나무에서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 대나무보다 가볍고 튼튼한 재질의 낚싯대로 계속 발전해 왔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잉어가 늘 5미터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20미터나 30미터 거리에 있을 수가 있다. 그러면 아무리 낚싯대가 길어도 잉어의 입 앞으로까지 도달하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발명한 것이 릴이다. 릴이란 낚싯줄을 감은 실패를 말한다. 실을 20미터 거리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하면 낚싯대 길이는 짧아져도 된다. 실도 중요하다. 실이 굵으면 무게가 많이 나가고 저항이 심해 멀리 보낼 수가 없다. 점점 가늘고 질긴 실로의 진화가 시작된다. 실패(릴)를 발명하고 가늘고 질긴 실을 발명하고, 그러면서 점점 낚시도구는 진화했다. 지금도 그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선상에서는 대부분 릴대와 릴을 사용하여 고기를 잡는다. 낚싯대는 대상 어종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럭이나 대구와 같은 어종을 잡기 위해서는 낚싯대 자체가 아주 튼튼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럭이나 대구와 같은 물고기는 대개 바다 바닥에 서식하기에 포인트로 채비를 내리기 위해서는 보통 100호 봉돌(무게 375g)을 사용해야 하고, 고기 자체의 중량도 무거울 뿐만 아니고, 밑걸림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아 채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낚싯대가 튼튼해야 부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한정 튼튼한 낚싯대는 고기가 물렸을 때 감을 느낄 수가 없다. 무게 20그램의 주꾸미를 잡을 경우 우럭낚싯대를 사용한다면 주꾸미가 올라탄, 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잡을 수가 없다. 주꾸미 낚싯대를 사용해서 우럭 낚시를 하면 반대로 우럭을 잡자마자, 혹은 봉돌을 달자마자 부러질 것이다. 한 어종만 잡겠다고 한다면 낚싯대 하나로도 가능하지만 계절별로 여러 어종을 잡겠다면, 그 어종에 맞는 여러 낚싯대가 필요하다.

선상낚시를 처음 시도하는 경우 이런 장비를 모두 구입할 필요는 없다. 배를 예약하는 낚시가게(선사)에서 대여를 해주기 때문이다. 릴을 포함한 우럭이나 주꾸미 낚싯대 일체는 대개 하루 대여료 1만원이고 갈치의 경우는 2만원 정도다. 처음 선상낚시를 시작하는 분들은 대여 장비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좀 낚시를 하다보면 대여 장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장비를 구입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수십 종의 어류를 잡는다고 수십 종의 낚싯대를 다 준비할 필요는 없다. 1년 내내 선상 낚시를 한다고 해도 대표적인 낚싯대 몇 개만 준비하면 거의 모든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낚싯대를 알아보자.

첫째 우럭대다. 우럭대는 우럭과 대구 등 바닥 대형어종을 잡는데 필요한 낚싯대로 가격은 3, 4만원에서부터 3, 40만원까지 다양하다. 10만원 내외의 낚싯대라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우럭대의 경우 낚싯대가 비싸다고 고기를 확실히 더 잘 잡는 것은 아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그 차이란 것이 대등소이하다. 길이는 대개 1.8m부터 2.5m를 많이 상용하는데, 2.1m 정도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대개 100호 봉돌의 무게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둘째 광어 다운샷 낚싯대(참돔 타이라바대)다. 이 낚싯대는 사용 범위가 넓다. 대개 40호 봉돌까지 달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광어 다운샷, 참돔 타이라바, 민어나 농어 외수질, 주꾸미나 갑오징어, 남해 문어까지 그 사용 범위가 아주 넓다. 주꾸미 낚시의 경우 좀 둔탁하긴 하지만,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길이는 우럭대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긴 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주꾸미의 경우 좀더 많은 조과를 올리기 위해 주꾸미 전용대를 하나 더 마련하는 것도 좋다. 가격은 우럭대와 대등소이하다. 길이는 1.5m 정도가 알맞다. 좀더 길어도 무방하다. 

셋째 열기 낚싯대다. 열기나 볼락 낚시, 동해의 어구가지미 낚시에 적합한 낚싯대다. 이 낚시의 경우 바늘을 10개 정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길이가 짧은 우럭대로는 불편하다. 또한 채비가 길다보니 바늘이 가이드에 잘 걸릴 수가 있어 3m-4m 정도의 인터라인대를 사용하는 것이 좀더 편리하다. 인터라인대란 가이드 없이 원통형으로 만든 낚싯대로 가는 파이프 형태의 낚싯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열기대의 경우 봉돌을 120호까지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에 감도가 좋으면서 허리가 튼튼한 전용대가 좋다. 

넷째 갈치 낚싯대이다. 갈치낚시채비는 봉돌을 1kg까지 다는 경우가 있고, 길이도 3.5m부터 6m 이상 길게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에 낚싯대 역시 튼튼해야 한다. 게다가 바블을 10개 이상 다는 경우도 있어, 갈치를 몽땅걸이를 했을 경우 드물기는 하지만 10마리 이상 달려 있을 수도 있기에 튼튼한 낚싯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갈치낚싯대의 경우도 가이드가 없는 인터라인대를 사용하면 바람이 심한 경우에 채비가 가이드에 걸리는 일이 없어 낚시하기가 편리하다. 하지만 익숙한 꾼들은 가이드가 있는 낚싯대를 사용해도 트러블 없이 낚시하는 경우도 많다. 

위로부터 열기전용대, 참돔 타이라바대, 갈치전용대.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위로부터 열기전용대, 참돔 타이라바대, 갈치전용대.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이상이 바다선상낚시에서 많이 사용하는 낚싯대다. 낚시를 오래하다 보면 손맛을 위해 보다 가는 연질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지만, 조과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대개 낚싯대의 휨새를 보아 많이 휘어지는 낚싯대를 연질대, 휨새가 덜한 낚싯대를 경질대라 하는데, 갈치낚시의 경우 연질대가 잘 낚일 경우도 있고, 파도가 심한 날에는 경질대가 잘 낚일 때도 있다. 하지만 초보꾼들은 이런 고가의 낚싯대를 다 구입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스탠다드한 낚싯대를 구입하여 사용하면서 차차 자신이 선호하는 장비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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