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이사 재선임 찬반 결론
현정은 현대 회장 연임안에는 기권표

오늘 조양호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를 공개할 예정인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경영권 행보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은 26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소집, 조양호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사진=국민연금공단]

[뉴스퀘스트=주성돈 기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안이 26일 중대 기로에 서게 된다.

국민연금은 25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소집, “대한항공과 SK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방향에 대해 심의했지만 위원들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26일 회의를 속개해 재논의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땅콩회항 및 조현민 물컵 갑질 사건으로 그룹 오너 일가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져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최근 특별세무조사 및 핵심계열사인 한진칼이 KCGI(강성부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에 노출되는 등 경영권 유지와 관련, 창사 후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연말 기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한진칼(29.96%)에 이은 대한항공 2대 주주로, 캐나다연금(CPPIB), 플로리다 연금(SBA Florida) 등 외국인 주주(20%)와 ISS, 서스틴베스트 등 의결권 자문사 등이 일제히 조 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하고 있어 이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운명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조 회장 연임안 반대로 결론이 나게 되면 사실상 조 회장의 연임안은 물건너갈 가능성이 높아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25일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권표를 행사하면서, “상호출자기업집단 내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지원행위가 있었고 현 회장 등 전직 임원 5명의 배임 혐의 전력 등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기권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현정은 회장 연임안에는 기권표를 행사해 사실상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지만, 직면한 상황이 이와 닮은 꼴인 조양호 회장 안건에는 또다시 기권을 할지, 찬반을 표명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정기주주총회는 27일 예정돼 있다.

이밖에 국민연금은 오는 27일~29일까지 주총을 여는 3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결권 찬반 여부를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2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사전공개 대상 30개사 중 15개사 주총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 2차 의결권 행사방향 사전공개와 큰 차이 없이 주로 사내외이사 선임 안건 및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보였으며,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HDC아이콘트롤스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과다겸임을 이유로 반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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