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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의 와인 인문학 ①] 와인의 기원
[이철형의 와인 인문학 ①] 와인의 기원
  • 이철형(와인나라 대표)
  • 승인 2019.04.09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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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철형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와인나라 CEO로, 매일경제신문에 <와인 컨닝페이퍼>를 연재하고 있고, 『CEO를 위한 와인 컨닝페이퍼』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한, 와인의 이론과 실제에 정통한 와인전문가다. 이철형대표는 뉴스퀘스트 독자들을 위해 인문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하여, <이철형의 와인인문학>을 연재한다.]

[뉴스퀘스트=이철형(와인나라 대표)] 2019년은 우리나라에서 민간업자에게 주류 수입면허가 허용된 지 33년째가 되는 해이다.

그 동안 와인 문화가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문호 개방 1년차인 1988년 3백 8십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입규모가, 2018년에는 2억 3천만 달러로 60배나 신장하였다. 와인 도입 초기에는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40대 중반 이상 60대 이하의 남성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을 주로 마셨다.

이제는 20대와 70대까지의 남성과 여성으로 와인 소비층이 확대되었고, 유명 와인보다는 자기 형편과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서 마시는 시대로까지 변화했다.

이런 와인 문화의 확산과 함께 압축 성장이 낳은 정신적 황폐함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인문학 공부가 성행하는 지금,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알코올 음료이자 귀족 문화의 한 축으로 인류의 역사, 철학, 예술, 신화, 언어 속에 다양한 형태로 녹아 있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와인산업에 투신한 지 20년이 되는 해라, 이번 기회에 그 동안의 지식을 다른 시각에서 총 정리해보자는 지적 호기심도 발동했다.

칼럼 시작의 첫걸음 답게 와인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가볍게 출발해보자.

와인의 기원에 관해서는 크게 세 가지 신화가 있다.

하나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것으로 대홍수 후에 노아가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기록이다. 와인에 취해서 장막에서 벌거벗고 자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 키득거린 맏형과 그 이야기를 듣고 뒷걸음질로 가서 옷으로 가려준 두 동생에 대해 나중에 노아가 이를 알고 맏형에게는 저주를, 동생들에게는 축복을 준 것으로 인해 오늘날 인류의 피부색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이 노아의 방주설에 입각하여 노아의 방주가 멈추어선 곳을 현재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중간지대인 아르메니아 고원에 있는 아라랏(Ararat)산맥의 어느 산이라고 풀이하여 조지아는 자신들이 오늘날 와인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제일 높은 봉우리는 현재 터키에 속한다.

아라랏산의 노아의 방주 (사이먼 드 밀레 작, 1570)
아라랏산의 노아의 방주 (사이먼 드 밀레 작, 1570)

다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디오니소스 설이다. 인간계의 공주 세멜레가 바람둥이 제우스와 동침을 하여 디오니소스를 잉태했다.

둘의 관계를 질투한 제우스의 정실 부인 헤라는 세멜레의 유모로 변장하여 세멜레에게 제우스가 가짜일지도 모르니 진짜모습을 보여 달라고 하라고 꼬드긴다. 제우스의 진짜 모습은 잘 알다시피 번개다.

제우스는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면 죽을게 뻔하지만, 약속을 했기에 어절 수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멜레는 번개에 타죽고, 이를 아쉬워 한 제우스는 세멜레의 태중에 있는 아이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 키운다. 이렇게 탄생한 자가 바로 디오니소스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니사(Nysa)라는 산에서 비의 요정(님프)들에게 디오니소스를 키우게 하는데, 그 때 디오니소스는 거기서 배운 포도재배와 양조기술을 아나톨리라는 오늘날 소아시아지역의 사람들에게 전수했다고 한다.

후일 디오니소스는 성인이 되어 올림포스로 돌아올 때 포도주를 가지고 가서 신들을 기쁘게 했고, 그 포상으로 디오니소스는 포도와 포도주의 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신화에 따르면 그가 와인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이미 포도와 와인 양조 기술은 인간 세계에 존재했으며, 디오니소스는 그것을 널리 전파한 장본인이 된다.

니사산의 위치에 대해서는 인도, 에디오피아, 이집트, 아라비아, 시리아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하는데 분명한 것은 이 모든 지역이 그리스보다는 동쪽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페르시아(오늘날 이란)의 전설로 네번째 왕인 잠쉬드(Jamshid) 대왕 시절에 그의 여인 중의 하나를 궁전에서 내쫓았고 그 여인은 낙담하여 자살하려고 왕의 창고에 들어가서 독인 줄 알고 마셨는데 죽기는커녕 기분이 더 좋아져서 알고 보니 그것은 상해서 먹지 못하는 포도들을 모아놓았던 용기의 용액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왕에게 가서 이 사실을 고했고 왕도 그 맛을 보고 좋아서 다시 그녀를 부인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믿는다면 잠쉬드 대왕과 그의 여인이 와인의 발명자가 된다. 피르다우시(Firdausi/Firdauwsi)라는 시인의 장편 서사시 샤나메(Shahnameh)에 따르면, 잠쉬드 대왕은 백성을 위해 무기 제조, 다양한 천의 직조와 염색, 벽돌집의 건축, 보석 등 귀금속의 채굴, 향수와 와인의 제조, 제약 기술, 향해술 등을 발명하거나 고안했다고 하니 대단한 성군인 셈이다.

이 세 전설과 여러 고고학적 자료들을 종합하면 와인은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젠의 코카서스 3국에서 시작되어 메소포타미아 문명인 페르시아(이란)를 거쳐 이집트인들과 오늘날의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에 거주하던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크레타섬을 거쳐 그리스와 지중해 연안의 국가들로 전파되된 것으로 보인다. 전설 속에도 사실과 진실이 담겨있는 셈이다.

바쿠스(카라바조 작, 1596-1597년 경, 디오니소스를 로마에서는 바쿠스라 불렀다.)
바쿠스(카라바조 작, 1596-1597년 경, 디오니소스를 로마에서는 바쿠스라 불렀다.)

이런 전설과는 달리 와인의 기원에 대해 순전히 논리적으로 추론한 가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간 발견설이다. 인류가 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 시절에 우연히 포도를 따먹어보고 맛있어서 자주 따먹게 되었다. 하루는 이것을 자신의 동굴로 가져와서 보관까지 하게 되는데 어쩌다가 이것을 잊어버린 채 내버려두었던 것이 자연 발효된 와인이 되었다.

이를 먹어본 원시 인류가 그 신기한 맛과 향에 반해서 그 다음부터는 일부러 자연 발효시켜 만들게 되었다는 추론이다. 그러다가 BC 1만~ 8000년경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고 정착 농경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아예 야생 포도나무들을 한 곳에 모아서 포도원을 조성해서 양조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기원설은 원시 인류가 어느 날 원숭이들이 바위에 떨어져 자연 발효된 포도즙을 마시고 흥겨워하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그것을 먹어보니 맛도 있고 좋아서 처음에는 그것을 그냥 마시다가 아예 동굴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원숭이 관찰에 의한 발견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아레니 1(Areni-1) 동굴 :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유물이 발견된 곳
아레니 1(Areni-1) 동굴 :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유물이 발견된 곳

그럼 과학적 증거로 보면 와인의 탄생과 전파는 어떻게 될까?

고고학적으로 양조의 증거가 발굴된 곳은 중국이 BC 7000년 경으로 가장 오래되었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쌀, 꿀과 포도 혹은 다른 과일성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과일을 함께 발효하여 만들었기에 오늘날 와인의 원조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오늘날과 같은 양조용 포도(Vitis Vinifera)로 만든 와인으로는 조지아의 고대 항아리에서 발견된 포도 잔유물로 판단할 때 BC 6,000~5,800년경이 현재까지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본다.

그 다음 유물 발견 시대순으로 이란이 BC 5000년, 그리스가 BC 4500년, 시칠리아가 BC 4000년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는 아르메니아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BC 4100년경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인도에서 BC 4세기 후반경, 중국 신강성에서 BC 2세기경에 와인에 관한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와인은 조지아 등의 코카서스 3국에서 기원하여 페르시아 문명을 거쳐 동서 양 갈래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런 고고학적 증거와 신화를 함께 살펴보면, 와인은 인류가 오랜 원시시대를 끝내고 문명사회로 돌입할 무렵부터 인류와 함께 한 음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와인과 문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한 파트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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