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경찰·성당관계자 등 사슬 만들어 구조...마크롱 "대성당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전 내부모습. [사진=노트르담드성당 페이스북]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전 내부모습. [사진=노트르담드성당 페이스북]

[뉴스퀘스트=최기준 기자] "기적 이상이었고, 영웅적인 행동이었어요" (노트르담 성당 필리프 마르세트 신부)

인류의 문화유산인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에도 대성당 내부에 있던 가시면류관과 성 십자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과 예술품들이 무사했던 것은 ‘위대한 인간사슬’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당시 소방관과 경찰, 성직자, 프랑스 문화부와 파리시청 관계자들은 대성당으로 달려가 '인간 사슬'을 만들어 성당 내부에 있던 유물들을 꺼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 AFP통신은 화재가 진압된 뒤 처음으로 성당 내부로 들어간 노트르담 성당의 필리프 마르세트 신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마르세트 신부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날 내부를 둘러본 뒤 "850년 전에 지어져 전쟁과 폭격까지 견뎌낸 성당인데, 마치 폭격을 당한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저녁 미사가 끝난 직후 성당 지붕 위에서 불길이 처음으로 확인됐을 때를 돌이키면서는 "지옥과 같았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계속 봤어요. 완전한 혼란이었죠. 그런데 거기에 나 자신이 휩쓸리도록 내버려 둘 순 없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가시면류관. [사진=노트르담성당 페이스북]
노트르담 성당의 가시면류관. [사진=노트르담성당 페이스북]

31년 전 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는 그는 프랑스 문화유산의 최고봉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노트르담 성당에 불어닥친 불운에 망연자실해 하면서도, 소방대와 사제들, 교회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에 대재앙을 면할 수 있었음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프랑스 당국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인간사슬'을 만들어 구해낸 성물과 유물 일부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기는 한편 성당 내부에 긴급안전 조치를 하고 원인조사에 나서는 등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 집무실에서 TV 연설을 통해 "우리는 대성당을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다. 5년 이내에 작업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850여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전날 저녁 발생한 화재로 96m 높이의 첨탑과 목조 지붕이 붕괴하고 내부가 손상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성당 재건을 위해 단단한 참나무와 최상급 석회암 등 자재가 대량으로 필요해 10∼15년, 최대 4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한다.

하지만, 스테인드글라스인 '장미의 창'과 파이프 8000개로 만든 15세기 파이프 오르간, 대성당의 석조 뼈대 등이 온전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부 차관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15~30분만 늦었더라도 대성당이 전소될 뻔했다"며 목숨을 걸고 불이 쌍둥이 종탑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아낸 소방관들의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프랑크 리스터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왕 성 루이가 입었던 튜닉(상의) 등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무사히 구조된 성물은 시청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고, 연기로 피해를 본 예술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져 건조·복원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리 검찰청은 50여명을 투입해 화재 원인조사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방화로 볼 만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실화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타고 있는 노트르담 성당. [사진=BBC 방송화면 캡쳐]
불타고 있는 노트르담 성당. [사진=BBC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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