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출범한 'C랩 아웃사이드'...서울R&D캠퍼스에 무상지원공간 마련
입주기업에 개발지원금 1억원·해외 IT 전시회 참가·성장프로그램 제공 혜택도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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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스타트업 창업을 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대부분 사람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대답은 ‘노(NO)’다. 하나의 회사를 꾸리는 일이야말로 큰 추진력이 필요하다. 프로젝트를 펼칠 공간은 기본이고 직원 급여와 식사,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한 네트워킹까지 해결할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오롯이 제품과 고객에게만 집중할 순 없을까?"는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이런 스타트업을 위해 삼성전자가 손을 건넸다. 삼성전자는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창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C랩 아웃사이드’를 출범시키고 서울R&D캠퍼스에 둥지를 마련했다.

올해 4월 현재 ‘C랩 아웃사이드’로 18개의 스타트업이 지원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R&D캠퍼스에 입주해 터를 닦아나가고 있다.

◇ 'C랩 아웃사이드'는 무엇?

C랩 아웃사이드의 모태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C랩 아웃사이드의 목표는 지난 6년간 스타트업 생태계를 분석하며 쌓아온 C랩의 노하우를 회사 밖으로 확대해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를 돕는 것이다.

선발된 업체에겐 ▲무상 공간 제공 ▲개발 지원금 1억원 지급 ▲사내외 전문가 초청 특강 등 성장촉진 프로그램 ▲해외 IT 전시회 참가 등 혜택이 제공된다.

지원하는 사업 분야도 제한이 없다. C랩 아웃사이드는 IT 기술 전 분야로 문을 대폭 열었다. 때문에 이번 입주한 업체의 면면도 무척 다채롭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가상현실(VR),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을 아우르는 아이디어가 모두 모여있다.

C랩 아웃사이드 입주기업 직원들들이 한 달에 한번씩 열리는 'C랩 Insight Salon'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입주기업 직원들들이 한 달에 한번씩 열리는 'C랩 Insight Salon'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C랩 아웃사이드의 장점은 단연 ‘공간’

입주기업인 ‘FITT’의 홍석재 대표는 피트니스 트레이너와 체육 교사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고가의 전문 측정 장비 없이 운동검사를 할 수 있고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FITT’를 개발했다. 올해로 창업 4년째다. 그 동안 커피숍과 공유오피스를 오가며 일했던 그는 C랩 아웃사이드의 장점으로 단연 ‘공간’을 꼽았다.

홍 대표는 “창업 초기 1~2년은 당장 6개월 뒤를 고민하며 조마조마하게 살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고민이 사라져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덕분에 팀원들의 사기도 올랐다”고 말했다.

입주 5개월째에 접어든 ‘FITT’는 해외 전시회 참가를 목표로 불철주야 달리고 있다.

홍 대표는 “창업 3년째 접어드니 팀원들이 다소 지쳤었는데, C랩 아웃사이드와 함께하게 돼 다시 동기부여가 됐다”며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합류한 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참관만 하던 CES에 내년엔 C랩과 함께 참가자로 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C랩 아웃사이드 공간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공간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 오직 사업 생각만 할 수 있어 행복하다

2016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해 영국을 거쳐 2018년 한국까지. 3년간 3개국을 넘나들며 개발된 외국어 공부용 챗봇 ‘에그번 에듀케이션’에게도 C랩 아웃사이드는 적기에 찾아 든 기회였다.

이 회사의 문관균 대표는 “언어 플랫폼인 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기반을 다지며 매출 규모가 커졌지만, 너무 많은 걸 담다 보니 어느 순간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 핵심역량에 집중하려던 시점에 C랩 아웃사이드를 만났는데 공간과 식사 등 회사 운영에 꼭 필요한 부분을 지원받고 오직 사업 생각만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 “어서 와, 이런 사무실은 처음이지?”

혁신이 필요한 스타트업에겐 공간이 주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조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틀을 깨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C랩 아웃사이드는 업체별 사무공간 외에 ▲밋업 존(meet-up zone) ▲코워킹 존(co-working zone) 등 입주업체들이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을 조성했다. 외부인의 방문은 제한하고 오롯이 C랩 아웃사이드 소속 업체에게만 공간을 개방해 보다 안전하고 여유롭게 휴식과 미팅을 즐길 수 있다.

C랩 아웃사이드 입주기업 직원들이 업무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입주기업 직원들이 업무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만의 독특한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 하다. 바로 스타트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C랩 Insight Salon’인데 월 1회 입주 업체들이 서로 상황을 공유하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

전문가 초청 테마 특강이나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홍석재 대표는 “같은 스타트업이라도 이종 업계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디자이너, 개발자 등 직군별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정보를 공유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C랩 아웃사이드는 각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협력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를 운영하는 사현진(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씨는 “스타트업의 소리에 귀 기울여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 발굴할 것”이라며 “더 폭넓은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가 사회와 함께 상생하는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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