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정말? 쌍둥이 아빠들이 그렇게 많다고?”

삼성전자의 40명 규모 한 부서에 쌍둥이 아빠가 5명이나 함께 근무하고 있어 큰 화제다.

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 본사에 있는 무선사업부 지원팀 경영혁신그룹의 황현철(37) 씨가 최근 쌍둥이 남매의 아빠가 되면서 이 부서의 쌍둥이 아빠가 5명으로 늘었다.

이 부서에는 결혼한 남성이 31명으로 약 6명에 한명 꼴로 쌍둥이 아빠인 셈이다.

고등학생 아들 쌍둥이를 둔 ‘최고참’ 민정기(52) 씨와 9살 딸 쌍둥이 아빠 김성철(38) 씨, 5살 남매 쌍둥이 아빠 최경진(37) 씨, 4살 남매 쌍둥이 아빠 김판수(37) 씨 등이 황 씨의 ‘쌍둥이 선배’들이다.

회사 제도 따라 ‘아빠 출산휴가’ 중인 황 씨는 “4살 큰아이가 있는데, 이번에 쌍둥이가 태어났다. 세 아이 아빠가 돼 얼떨떨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쌍둥이 육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출산휴가를 내고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쌍둥이 아빠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할 수 있던 데는 자율출퇴근제가 한몫했다. 이들은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데 이만한 제도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판수 씨는 “아내가 저보다 더 밤에 잠을 못 자니까 제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돌보곤 하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근할 수 있으니까 좋더라”며 “아침에 제가 아이들 아침밥을 먹이고 돌본 후에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쌍둥이 부모란 공통분모는 업무에도 득이다.

최경진 씨와 김판수 씨는 출장지에서 서로 상황을 공감하며 서로 다른 업무 방식을 이해한 경우다.

김판수 씨는 “출장 기간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동료끼리 업무 방식이 다르면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저희는 출장 중에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더 편해졌고 업무 마무리까지 잘 됐다”고 자랑했다.

최 씨는 “판수 씨 아기 사진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며 “지금 얼마나 힘들지 공감도 되고, 쌍둥이 아빠들의 업무 요청 건은 괜히 더 빨리 처리하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쌍둥이를 낳는 것은 축복인 동시에 애국 아니겠느냐”며 “두배로 기쁘고, 두배로 힘들었던 쌍둥이 아빠들의 스토리가 회사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