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자로만 10.1조원 벌어…서민·중기 등에 합리적 금리로 사회적의무 다해야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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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기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시중은행들은 올해 1분기 동안 이자 이익으로만 10조원이 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이익의 8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은행의 주 고객인 기업과 영세상인들이 시름을 앓고 있는 동안 은행들은 손쉬운 예대마진을 이용한 이자 장사에 치중하고 있는 셈이다.

◇ 시은 분기별 이자이익 처음으로 10조 넘어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000억원)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시은들의 1분기 기준 이자 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대출·예금에 수반되는 기금출연료·예금보험료의 비용을 차감한 이자이익은 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0억원(4.3%) 증가했다. 다만 순이자 마진은 예대금리차 축소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1.65%에서 1.62%로 하락했다.

이자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0.6조원 감소한 3.8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회사 투자 손실분을 반영한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자이익은 증가하고 수수료관련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은 전년동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회사 투자지분 손실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 비이자 수익 선진국 절반수준...은행의 ‘사회적 책임’ 필요

1분기 펀드나 방카슈랑스, 파생상품 등의 판매를 통한 비이자이익은 총이익 가운데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1분기중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매매·평가이익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증가했으나 여타 비이자이익은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은행의 경우 비이자이익이 30~50%에 이르고, 신흥국 은행의 비이자이익 평균도 20%대 중반에 달하지만 국내은행은 여전히 10%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국내은행들이 겉으로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손쉬운 '이자놀이'에 빠져 안일한 영업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신한과 KB, 우리, 하나 등 시중 4대 은행을 비롯한 모든 은행의 사업구조는 서민과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로 인한 이자에 의존할 뿐 특별한 다른 사업구조가 없다.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GDP(국내총생산)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최악의 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은행들이 최대의 이자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합리적인 금리 적용을 통해 국민 대다수의 이자 부담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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