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점잖게 상황 설명하며 고언...'보수'는 이런 것
"경제 위기인데 성공이라는 대통령을 어떻게 봐야 하나" 페북에 글 올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성진수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경제상황 인식’에 대해 ‘대통령은 달나라 사람인가’라며 따끔한 충고의 글을 올렸다.

특히 유 전 대표이 글은 다른 야당 인사들의 막말성 비난과는 달리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공감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잖은 고언이어서 보수의 참 모습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이 어제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며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 앞에서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가고 있다'는 말을 태연히 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IMF 위기보다 더한 위기도 각오해야 할 만큼 성장, 생산, 수출, 투자, 일자리 등 중요한 지표는 모두 빨간불이고, 양극화와 불평등까지 최악”이라며 “길게 내다봐도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와 성장잠재력의 추락으로 우리 경제는 장기불황의 어두운 터널 속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체 무엇을 보고 무슨 생각으로 '우리 경제는 성공'이라고 말하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의원.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유승민 의원.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유 전 대표는 “지도자의 덕목은 공감과 비전”이라며 “국민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운데 대통령은 국민의 팍팍한 삶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도 지도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며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고 고치는 것이 지도자가, 대통령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지적했다.

유 전 대표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 대통령을 보면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우리 경제가 얼마나 더 망가질까 두렵다. 지금 문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다”라며 “지난 2년의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진정한 용기를 보여 달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게도 “대통령을 더 이상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며 “지록위마(指鹿爲馬).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유 전대표의 글에 한 여당 인사는 "상황을 인식하는 잣대는 서로 달랐지만, 국가를 위해  대통령에게 충고해 주는 유 대표의 자세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 정치권도 막말을 자제하고 서로간의 인식 차이를 서로 충고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캡처]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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