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1.1조원·텔레콤 1.6조원·하이닉스 9.5조원 등...계열 17개사 모두 순차공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월28일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월28일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SK]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SK의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3개 회사가 지난해 경영활동을 하면서 창출한 ‘사회적 가치’ 성과를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12조332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기업이 고용과 세금납부, 배당 등으로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성과는 물론 환경 개선 등의 비즈니스 사회성과, 기부 등 사회공헌 사회성과 3개 부문을 합한 결과다.

SK는 21일 국내 처음으로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고, 17개 주요 관계사별로 2018년 한 해 동안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관계사들은 재무제표를 사별로 공개하는 것처럼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도 사별로 발표할 예정이다.

SK가 측정해 이날 발표한 3개 주요 관계사의 지난해 회사별 사회적가치 창출 금액은 SK이노베이션이 1조1610억원, SK텔레콤 1조6520억원, SK하이닉스 9조5197억원이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SK는 영업이익과 같이 기업이 만든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로 표기하듯이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관리하는 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추구하기 위해 평가 기준을 만들었다. 

[자료=SK수펙스추구협의회]
[자료=SK수펙스추구협의회]

◇ 사회적 가치, 3대 분야로 나눠 평가

사회적 가치는 기업 활동을 통해 국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경제간접 기여성과’와 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인 ‘비즈니스 사회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창출한 가치인 ‘사회공헌 사회성과’ 3대 분야로 구분해 측정했다.

세부적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고용, 배당, 납세 등이고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 등이다.

예를 들어 1만원 어치 제품 판매로 창출되는 사회적 가치가 700원인 경우,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800원(세금 350원, 고용 300원, 배당 150원 등), 사회공헌 성과는 기부 10원이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에너지 효율 제고 40원으로 총 850원의 성과가 나오는데 여기에 온실가스 배출로 마이너스(-) 150원이 더해져 700원이 된 셈이다.

SK는 이 같은 사회적 가치도 재무제표를 공개하듯 매년 각 사별로 공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로 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한다.

◇ 각 사별 창출액, 경영 핵심평가지표에 50% 반영

사회적 가치 창출액은 관계사별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50% 반영한다. 사회적 가치에 할당된 점수는 측정 점수가 10점, 사회적 가치를 늘리는 전략과제가 30점, 안전·환경·보건 등이 10점 등 50점이다.

SK는 그러나 사회적 가치 측정 방안이 아직 미완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와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 측정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항목은 공표시에 주석에 표기한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회에 기여하면 플러스, 환경오염·사고 땐 마이너스

사회적 가치 성과의 업체별 주요 사례를 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유발되는 불순물을 처리하는 스크러버(Scrubber)장치를 혁신적으로 개조해 540억6000만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

세계최초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무폐수 방출시스템(Water Free Scrubber)를 개발함으로써 물 사용량과 폐수 배출량을 줄이고 유지 보수 비용을 14.2%까지 줄인 결과다.

21일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위원장이 3개 계열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21일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위원장이 3개 계열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SK텔레콤이 2016년 선보인 '티맵(T-map) 운전습관' 서비스는 운전자가 안전운전 기준 점수를 달성하면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준다. 가입 고객이 최대 절감할 수 있는 보험료 할인금액 408억원과 교통사고 예방에 따른 사회적 가치 창출액을 합산한 결과 487억원으로 평가됐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 연비 개선과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는 고급 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 개발로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1315억원으로 측정됐다.

반면 사회적 가치 평가는 마이너스 성과도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는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때문에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각각 –1조1884억원, -4563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일시 통신장애로 지급한 피해보상액도 마이너스로 반영됐다.

SK 관계자는 "마이너스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대사회적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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