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초청으로 투자자 앞에서 대담하며 '고객 니즈 선제 대응' 강조
스타트업 같은 유연함으로 회사 조직문화 혁신·미래트랜드가 가장 고민

[사진제공=현대차]
[사진제공=현대차]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현대자동차가 달라졌어요.” 자동차 이야기가 아닌 현대차그룹의 일신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있다.

정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와 ‘고객 니즈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라는 그룹의 미래 전략과 지향점을 직접 밝혔다.

지난 22일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초청한 자본시장 투자자들 앞에서의 단독대담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대담을 통해 고객중심 가치, 미래 트렌드 대응,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30여분 간의 대담 내내 유창한 영어와 짜인 각본 없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젊고 유연한 리더십을 시장에 피력했다는 평가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정의선 체제’로의 변화가 보이는 모습이었다.

◇ 최우선 가치는 ‘고객 중심’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단순 명쾌하게 ‘고객’이라고 답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요즘 고객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며 “고객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직원들이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정 수석부회장의 ‘고객중심으로 회귀’는 최근 ‘최고의 질문’이란 저서를 주제로 임직원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지며, 고객 및 고객가치를 재정의 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고객의 미래를 향한 꿈과 여정을 함께 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현대차]
[사진=현대차]

◇ 자동차의 미래는 ‘소유’ 아닌 ‘공유’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 기대감을 예상하고 고객의 니즈에 앞서 해결책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다채롭게 추진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재차 역설했다.

그는 “앞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래 트렌드 대응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에 대한 선도 의지도 피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실리콘 밸리의 팔로알토 같은 교통 여건이 좋은 환경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확대할 생각”이라며 “차량의 전장화는 고객 편의를 증대시켜 주겠지만 그와 함께 결함도 같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결함들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차량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PC처럼 바로 재설정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이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 ‘불도저’ 아닌 ‘유연함’으로 기업문화 바꾸겠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과 조직문화 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리더십은 강력한 리더십, 즉 직원들을 독려하고 전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따르도록 하는 리더십이었다”며 “지금은 직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려고 한다.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함께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더 많이 변할 것”이라며 “우리 문화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로 변모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의 개발 관련 질문에는 “삼성동 부지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미래 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은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분야에 주력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여 관심을 가진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좋은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 하고, 수익을 창출해 현대자동차그룹 핵심사업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투자자와 적극 소통

정 부회장은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 수익을 최대화하고 수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의 목표와 현대차그룹의 목표가 동일하기 때문이다”라며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정 수석부회장은 “투자자들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옵션들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연구소에 많은 차량이 있고 고속주행 트랙이 있다. 고속주행 트랙에서 운전하면 일반도로에서 느낄 수 없는 자동차의 실제를 느낄 수 있다”며 대담 말미 자동차 전문가로의 면모도 일부 공개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