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선상낚시에 필수적인 안전장비인 구명조끼. 왼쪽은 부력재를 넣은 구명조끼이며, 오른쪽은 입수하면 부풀어 오르는 구명조끼이다.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낚싯대와 릴을 비롯한 필수 장비도 있지만, 기타 보조 장비와 본인의 안전을 위한 장비도 필요하다. 물론 이런 장비는 한꺼번에 다 마련할 필요는 없고 그때그때 필요할 때 조금씩 갖추면 된다. 

갯바위낚시의 경우 갯바위에 고립되어 있어 모든 장비는 자신이 챙겨가야 하지만, 배낚시의 경우 뜰채나, 구명조끼 같은 것은 배에 준비되어 있다. 때문에 본인에게 꼭 필요한 장비만 준비하는 것도 요령이다. 개인이 준비해야 할 보조 장비와 안전 장비를 소개한다.

가위

가위는 낚싯줄을 자르고 매듭을 정리하는 등 사용 범위가 넓다. 그렇다고 반드시 상대적으로 고가인 낚시가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피가 작은 가위이면서 합사를 잘 자를 수 있을 정도면 된다. 값이 싼 쪽가위로도 충분하다. 라인 커터나 플라이어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가위가 더 편리하다. 필자의 경우는 시중에서 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가위를 사용한다(다이소 같은 데서 전지가위를 구입하면 된다).

칼은 주로 두 가지 용도로 사용한다. 첫째 잡은 고기의 피를 뺄 때 사용한다. 우럭이나 광어, 참돔 등 대부분의 어류들은 아가미 옆 부분을 깊이 찌르면 피가 빠진다. 고기는 피를 빼고 쿨러(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해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둘째 회를 칠 때 사용한다. 고가의 회칼을 준비해 다니는 거의 전문가 수준의 꾼도 있지만, 시중에서 파는 만 원 정도의 칼로도 충분히 회를 잘 칠 수 있다. 관건은 칼을 잘 갈아서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숫돌을 준비해 두고 낚시가기 전, 칼을 갈아두는 게 요령이다. 숫돌도 대형 마트에 가면 2만원 내외의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낚시 가기 전,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 심야에 칼을 갈면 좀 그로테스크하기는 하다.

장갑

선상낚시에서 장갑은 필수품이다. 고급의 낚시장갑보다는 갑싼 면장갑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 바닥에 채비가 걸릴 경우 낚싯대를 들어 세워 줄을 잡고 당겨 끊어내야 하는데, 이때 맨손이면 손바닥을 크게 다칠 수 있다. 우럭낚시의 경우 면장갑 다섯 벌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물론 출조점에서 다 팔기에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면장갑을 끼면 줄을 묶고 풀고 할 때 감각이 둔탁해지기에 장갑 엄지와 검지를 가위로 조금 잘라내면 편리하게 낚시할 수 있다.

고기집게 

낚은 고기를 잘못 잡으면 지느러미 가시에 찔릴 수도 있고, 고기의 날카로운 이빨에 상처가 날 수 있다. 특히 삼치, 갈치, 광어 등은 이빨이 대단히 날카로워 고기 입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것은 금물이다.

바늘을 빼거나, 들기 위해 고기 입 속에 손을 집어넣은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아래턱을 잡아야 한다. 위턱을 잡으면 고기가 입을 닫아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래도 광어, 삼치, 갈치는 절대로 손가락을 고기 입 속에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양태(장대)같은 고기는 장갑 낀 손으로도 잡지 말아야 한다.

윗지느러미가 대단히 날카롭고 독이 있어 찔리면 상당히 고통스럽다. 그런 위험에서 아예 벗어나기 위해 고기 집게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요령만 잘 터득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롱로즈, 플라이어 같은 공구를 준비하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좋다. 즉 바늘도 빼고 고기도 집는 등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녹이 잘 쓸지 않고 가벼운 스텐레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요령이다. 1만원 내외다.

소품박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주꾸미용 에기 등을 보관하는 박스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낚시용으도 시중에 많이 팔지만, 주방에서 사용하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통을 사용해도 훌륭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이스박스

여러 어종의 낚시를 하다 보면 여러 개의 아이스박스를 구매하게 된다. 범용으로 사용하려면 20리터 정도의 아이스박스 하나 정도만 있으면 된다. 그 보다 고기를 더 많이 잡는 경우도 왕왕 있기는 하지만, 아이스박스가 작아서 잡은 고기를 다 담아오지 못하는 경우는 10년에 한 번 정도다.

다만 아이스박스는 선상낚시의 경우 의자 대용으로 많이 사용하기에 자신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튼튼한 것으로 구입해야 한다. 갈치낚시 때 사용하기 위해 80리터 이상의 대형 아이스박스를 준비하는 꾼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배에 비치된 아이스박스가 있고, 고기를 잡으면 일회용 스티로폼 박스를 5천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기에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전문적으로 갈치를 잡으러 다니지 않으면, 전용 대형 아이스박스는 대개 짐만 되고, 집안에 놓으면, 언젠가는 식구들의 비난에 직면한다. 
 
선글라스

반드시 필요하다. 패션을 생각하여 비싼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고가의 선글라스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가볍고 튼튼하며, 편광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으면 된다. 가끔 합사 등의 다른 낚시 용품을 구입하면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제품도 훌륭하다. 보통 2,3만원, 비싸도 3,4만원 정도 제품이면 충분하다. 낚시를 할 때 패션을 보는 꾼은 거의 없다. 고기 잘 잡는 꾼들을 부러워할 뿐이다. 

선크림

반드시 필요하다. 선글라스와 마찬가지로 바다에서는 자외선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5월에서 10월까지는 반드시 듬뿍 자주 얼굴에 발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 지수가 가장 높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요령이다. 최소 50은 넘어야 한다.

얼굴을 덮는 자외선 차단 얼굴마스크를 사용하는 꾼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름에는 반팔 옷을 입는 경우 팔 토시로 팔의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자] 추울 때는 방한용으로, 더울 때는 햇빛 차단용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챙이 넓은 것이 좋다. 바닷바람에 날아가는 경우가 왕왕 있으니, 턱 끈이 있거나 바람에 날아가지 않는 야구 모자형이 좋다.  
    
낚시복

겉옷은 반드시 낚시복은 아니어도 야외용으로 제작된 옷이 좋다. 방수방풍 자켓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아예 경량의 상하 우의를 준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바다날씨는 육지보다 10도 아래의 기온이라 생각하고 여벌의 옷을 준비하여야 한다. 육지에서 입는 정도의 옷차림으로는 반드시 추위에 떨며 고생한다.

초보 낚시꾼을 따라온 패션을 지향하는 여성분들이 특히 옷차림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바다날씨는 더울 때는 더 덮고 추울 때도 더 춥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한다. 더우면 벗으면 되지만, 추우면 방법이 없다.

바다는 산보다 더, 바람이나 비나 햇빛이나 추위나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 선장은 고기만 잡게 해줄 뿐 개인 장비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스스로가 준비해야 한다.

신발

편한 운동화 정도면 되지만, 요즘은 선상에 물칸이 보급되어 있어 갑판에 물이 넘칠 때가 많다. 장화나 방수가 되는 신발이 좋다. 여름철 슬리퍼를 신고 출조하는 꾼들도 있는데 상당히 위험하다. 고기 가시나 바늘이나 에기 등에 찔리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배멀미약

멀미가 심한 사람은 선상낚시를 포기하는 것이 맞다. 멀미를 잘 하지 않는 사람도 처음 배를 탈 때는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에 멀미약을 먹는 것이 좋다. 시중에 파는 멀미약이 여러 종류가 있지만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하니, 그 과정이 힘들다.

멀미를 덜 하는 요령은 먼 바다를 보면서 심호흡을 크게 하는 것이지만, 이 정도로 멀미를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멀미가 심하면 선실에 들어가 누워 자는 수밖에 없다. 고기가 잘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멀미가 사라지는 경우도 가끔 있다. 

구명조끼

일 년에 한두 번 선상낚시를 즐기는 경우 구태여 구입할 필요는 없다. 배에 승선 인원수의 120% 이상의 인원이 착용할 수 있는 구명조끼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배에 비치된 구명조끼는 대개 저가제품으로 기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부피가 크고 둔탁하여 활동에 불편하다. 때문에 자주 낚시를 다닐 경우 자신의 체형에 맞고 날렵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두 가지 유형의 제품이 있다.

하나는 스티로폼 등의 부력재를 넣은 것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주머니가 많아 편리한 점도 있지만, 부피가 커서 불편한 점도 있다. 또 하나는 가스 팽창형으로 물에 빠졌을 때 부풀어 오르는 제품이다(때문에 세탁하면 가스가 터져 부풀어 오른다). 날렵하여 착용감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이다.

선상에서의 구명조끼 착용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밖에도 계절이나 어종에 따라 여러 준비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낚시 한 번 가는데 왜 그리 준비물이 많으냐고 투덜거리는 꾼들은 거의 없다. 그 모두가 재미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소풍가기 전날, 소풍가방 싸는 것이 정작 소풍 당일보다 더 재미있는 것처럼, 낚시도 그렇다. 낚시 가기 전 장비와 채비를 준비할 때가 더 마음이 설렐 때가 많다. 그게 바로 낚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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