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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 ⑭] 신행 (新行)
[백남주의 한복이 있는 옛 그림 이야기 ⑭] 신행 (新行)
  • 백남주 큐레이터
  • 승인 2019.08.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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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신행', 조선 18세기 후반, 종이에 먹과 옅은 채색, 28.1cm×24cm, 보물 제527호, 《단원풍속도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의 '신행', 조선 18세기 후반, 종이에 먹과 옅은 채색, 28.1cm×24cm, 보물 제527호, 《단원풍속도첩》,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뉴스퀘스트=백남주 큐레이터] <신행>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이후)의 풍속화첩에 들어있는 작품으로,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의 집으로 가는 신랑과 그 일행의 모습을 그린 풍속화다.

그림 속 인물들은 언덕을 돌아 나오고 있는 신랑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L자형 구도로 배치되었다. 경삿날 임에도 등롱꾼 중 한사람은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인 채로 청사초롱을 들고 길을 열고 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벙거지를 쓴 차림이다. 조선후기에 일반적으로 청사초롱은 궁중에서는 왕세손이 사용하거나, 일반인은 혼례식에서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등롱꾼 뒤로 검은색 단령을 입고 갓을 쓴 사람이 붉은 천으로 감싼 기러기를 안고 가고 있다. 붉은 보자기에 싼 목기러기 한 쌍을 들고, 초행길의 선두에 서서 가는 사람을 기럭아비라 하는데, 기럭아비는 대개 신랑 측에서 가장 복이 많은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관례였다.

기러기는 암수가 한번 짝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헤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예로부터 부부의 사랑과 백년해로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결혼식에서도 중요한 상징물이 되었다.

신랑 일행이 신부 집에 도착하면, 신랑은 기럭아비에게 기러기를 받아서 신부 어머니에게 드리는 전안례(奠雁禮)를 행하고, 신부 측에선 받은 기러기를 초례청 상 위에 올려놓았다.

기럭아비 뒤로는 벙거지를 쓴 말구종이 신랑이 타고 있는 백마의 말고삐를 쥐고 있다. 신랑은 보통 혼례복인 자주색 단령을 입고, 사모를 쓰고, 각대를 차고, 초행길을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길을 갈 때는 두루마기를 입었다가, 혼례를 치를 때 혼례복으로 갈아입기도 했다고 한다.

이 그림에서는 신랑은 혼례복인 사모관대를 하고 단령차림으로 백마를 타고 가고 있다.

신랑 뒤로는 장옷을 쓴 중년의 여인이 갈색 말을 타고 가고 있다. 이 여인은 옷차림으로 보아 신분이 높은 인물은 아닌 듯 보이나, 말을 타고 오는 걸로 보아 신랑과 꽤나 가까운 관계로 짐작된다.

일반적으로 신랑이 초행길을 나설 때에는 신랑의 아버지·할아버지·큰아버지·작은아버지·형 중에서 몇 사람이 신랑 집을 대표하는 상객(上客)으로 신랑과 함께 신부의 집으로 갔고, 신랑의 친척 중에서 유복한 사람 2~3명이 신랑의 뒤를 따라 함께 신부 집으로 갔는데, 이 그림에서 말을 타고 가는 여인이 누구인지는 확실치 않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유득공은 그의 저서인『경도잡지』 「혼의(婚儀)」 편에서 조선 후기 서울의 결혼식 풍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신랑은 백마를 타는데, 자주색 비단으로 된 단령(團領)을 입고 서대(犀帶)를 띠고 겹 날개가 달린 사모(紗帽)를 쓴다. 행렬 앞에는 청사등롱 네 쌍을 배치한다. 기럭 아비는 붉은 색 갓에 검은 단령을 입고서 기러기를 받들고 천천히 앞에서 걸어간다. 관청의 하인들을 빌려와 행차를 모시게 한다.

― 진경환, 『조선의 잡지』, 소소의책, 2018, 53쪽에서 재인용 -

이렇게 신랑 일행이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의 집으로 가는 것은 초행(初行)이라고 하고, 혼례식을 마친 신부가 시댁으로 살러 가는 것을 신행(新行)이라고 한다.

초행의 행렬 구성은 지역이나, 신랑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따라 달랐으므로, 『경도잡지』의 기록과 김홍도의 그림에 나오는 초행 행렬의 구성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구성은 상당 부분 일치한다.

이 그림은 기럭아비를 앞세워 신랑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므로, 신행이 아니라 신랑이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 집으로 가는 초행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제목의 표기를 따라 <신행>이라고 표기했다.

김홍도는 조선 후기의 화가로 김해 김씨이고, 호는 단원이다.

그는 조선 시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산수화·인물화·도석화·풍속화·영모화·화조화 등 회화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김홍도의 풍속화에는 특히 예리한 관찰과 정확한 묘사력, 서민들의 생활에 대한 깊은 공감이 잘 드러나 있다.

【참고문헌】

조선 풍속사1-조선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강명관, 푸른역사, 2016)

조선의 잡지, 18~19세기 서울양반의 취향(진경환, 소소의책, 2018)

한국일생의례사전(국립민속박물관, http://folkency.nf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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