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업계 '희망적'이지만 실현하려면 어려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인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인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러시아가 일본이 우리나라 수출규제 품목으로 발표한 불화수소(에칭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제안이 성사되면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더라도 국내기업 입장에서는 대체재가 생기는 셈이어서 희망적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12일 연합뉴스는 정부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측이 외교라인을 통해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가 경쟁력 면에서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혹은 더 우위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30대 기업 간담회에서 독일·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이 언급된 내용이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기업인들은) 특정 국가의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특히 화학 분야에서는 강점이 있는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간담회에서 '러시아가 불화수소를 제공하려 한다'는 명확한 언급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와의 협력 가능성 및 이로 인한 소재 공급선 다변화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급선 변경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급선이 바뀔 경우 불화수소에 대한 시험 기간을 거쳐야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급작스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게 이유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불화수소 공급선을 한번 정할 경우 매우 장기간 그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이런 점이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산 불화수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알지만 만일 러시아산 공급이 현실화하고 일본이 실제로 수출을 끊는다면 국내 업체들도 공급선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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