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체 불황 계속에 日 수출규제까지...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2%로 하향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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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하했다. 

한은의 결단은 그만큼 경기부양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불황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이에 한은이 이날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2%로 낮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p) 내렸다.

금리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돌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수정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역성장(-0.4%)에 이어 2분기 반등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잠재성장률 역시 2.5~2.6%라고 발표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종전 1.1%에서 0.7%로 낮췄다. 이처럼 활력이 저하되고 수출·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반대' 소수의견은 1명(이일형 금통위원)이었다.

이 총재는 "4월 전망 발표 이후, 특히 최근 한 두달 상황이 빠르게 변화했다"며 "이런 변화를 고려해 국내 경제를 다시 짚어본 결과 성장률은 2.2%"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은총재.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최근 한두달 상황 변화'로 미중 무역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변화,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꼽았다.

그는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경우에 따라 확대된다면 수출, 나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수출·투자·내수 부진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출을 막은 것도 금리인하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타격을 입고, 한일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자 한은도 금리인하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일 의회에서 이달 말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인하를 미리 반영해 한은도 금리를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금리인하가 이번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 상황에 따라 11월 말 금통위에서 0.25%p 더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섣부른 금리 인하로 경기대응 여력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와 최근 집값의 불안 조짐 등에 따른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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